尹 "중국, 북한에 영향 줄 능력·책임 있어" 공개 압박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2. 11. 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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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과 인터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공개 압박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공개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국제사회에서의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북한 문제와 관련된 언급이 나오자 윤 대통령이 시 주석을 향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시 주석은 "한국이 남북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받아치는 등 기싸움을 하기도 했다.

중국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좀 더 확고하게 미국과 대만 편에 섰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군으로서는) 우리 주변(한반도)에서 벌어지는 가장 위험한 상황부터 대응하고 통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이 문제에 대해선 제3자적 시선을 유지하기도 했다.

북한의 지속되는 도발에 관해 한국·미국·일본 3국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만나 이른바 '프놈펜 성명'을 냈던 데 대한 연장선상의 발언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굉장히 어리석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제사회 전체가) 일관되고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역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과 러시아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또 "어떤 종류든 북한이 새로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전례 없는 공동 대응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론 머스크 미국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와 영상 면담을 하면서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한국 유치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던 윤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테슬라·스페이스X나 이와 관련된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하고, 기가팩토리를 만든다고 할 때는 정부가 할 수 있는 협력을 다해줄 생각"이라면서 "한국에 투자하려는 기업에 특화된 부분들을 맞춤형으로 줄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맞춤형 규제 완화'를 통해 우리나라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시아 등으로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한국의 강성 노조는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노조 파업에 대해 정부가 날로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은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한 차원이며, 이것이 시작되는 단계라고 적었다.

한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의장인 윤 대통령은 29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통 제20기 해외 지역회의에 참석해 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들과 만나 현 정부의 대북·통일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윤 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분단 극복과 통일국가 건설은 우리가 글로벌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성숙한 세계국가로 자리매김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창설 40년이 넘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평화와 번영의 새 역사를 만들어가는 선봉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확고한 안보 태세와 굳건한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의 도발에 흔들리지 않고 대처해나갈 것"이라며 "'담대한 구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는 '담대한 첫걸음, 통일로 한걸음'이란 주제로 열렸다. 해외 지역회의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법'에 따라 의장인 대통령이 소집하고 주재하는 법정 회의지만,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개최되지 못했다. 이번 회의는 현 정부가 출범한 후로는 처음이자 대면 회의로는 6년 만에 개최된 것이다.

이날 회의엔 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 900여 명이 참석하는 등 총 1000여 명에 달하는 인사들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에선 국가안보실장, 제1차장, 시민사회수석, 통일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박인혜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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