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일본 군비 증액 옹호 논란…과거엔 '평화헌법 정신' 언급하더니

2022. 11. 2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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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의 방위비 증액은 북한의 미사일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를 두고 일본이 평화헌법 정신을 지켜야 한다는 기존 정부 입장과 배치된다는 지적과 함께 일본의 군사 팽창을 옹호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윤석열 정부 취임 초기인 지난 5월 24일 현 외교부 차관보인 최영삼 당시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의 방위비 증액과 관련한 외교부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 일본의 방위 안보 정책이 평화헌법의 정신을 견지하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오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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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과 같은 입장 반복…외교부 "'하나의 중국' 지지"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의 방위비 증액은 북한의 미사일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를 두고 일본이 평화헌법 정신을 지켜야 한다는 기존 정부 입장과 배치된다는 지적과 함께 일본의 군사 팽창을 옹호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최근 일본의 방위비 증액 움직임에 대해 "일본 열도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가는데 국방비를 증액 안 하고 그냥 방치할 수는 없지 않았을까(추측한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명분으로 삼은 일본의 군비 확충을 용인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에 20세기 초반 일본의 군사 팽창으로 인해 식민지 시절을 겪었고 이에 대한 명확한 사과도 받지 못한 국가의 지도자가 이러한 발언을 하는 것은 역사적 인식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정부의 기존 입장과도 차이가 있다. 윤석열 정부 취임 초기인 지난 5월 24일 현 외교부 차관보인 최영삼 당시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의 방위비 증액과 관련한 외교부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 일본의 방위 안보 정책이 평화헌법의 정신을 견지하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오고 있다"고 답했다.

일본의 평화헌법은 군대를 가지지 못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최 당시 대변인의 발언은 일본의 방위비 증액을 두고 "북한 때문에 어쩔 수 없다"가 아니라, 일본이 스스로 전범국가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이 틀 안에서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 당시 대변인은 "이러한 우리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동맹인 미국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도 한일 간 식민-피식민 관계에서 비롯된 특수한 관계를 인식하고 있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인식은 한일 간 역사적 갈등을 봉합하고 군사 동맹으로까지 발전시키고 싶어하는 미국의 입장에 매우 가까운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사실상 미국의 입장을 그대로 반복했다.

윤 대통령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긴장 고조에 대해 국제규범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일방적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문구로,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 침공 등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중국과 대만 간 갈등 문제에 대해 사실상 '미국의 언어'를 사용하면서 미중 사이에서 미국 쪽으로 치우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중국 정부가 강조하는 '하나의 중국'에 대해 이를 지지한다는 기존 정부 입장에서 변화가 있냐는 질문에 이날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하나의 중국'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답을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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