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의신청 67개 문항 이상없어..논란의 영어 23번도 무오류

유승목 기자 2022. 11. 2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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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과정평가원 공식 발표
지난 1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 가채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7일 치러진 '2023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정답이 29일 나왔다. 지난해 수능처럼 '수능 공란 성적표'가 배부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올해 수능 전 영역 출제문항 및 정답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사설 모의고사 '판박이 지문'으로 논란을 샀던 영어 23번 문제도 심사 결과 수험생의 이의를 받아들일 만큼 중대한 오류가 없다는 입장이다.

평가원은 이날 "수능 정답 가안을 발표한 뒤 제기된 이의신청에 대한 면밀한 심사를 거쳤다"며 "출제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이의심사 실무위원회 심사와 이의심사위원회 최종 심의를 거쳐 이의심사 대상이 된 문항 67개 모두에 대해 '문제 및 정답에 이상 없음'으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평가원은 수능 직후 평가원 홈페이지에 '수능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을 열고 수험생의 이의신청을 접수했다. 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6시까지 총 663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리며 1014건의 이의신청이 쏟아졌던 전년도 수능보다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이 중에서 문제 오류를 검토하고 정답을 확정하는 데 관련이 없거나 중복된다고 판단된 449건을 제외한 214건이 실제 심사대상에 올랐다. 해당 이의신청과 관련한 문항은 총 67개다. 평가원은 이의신청 기간을 마친 뒤 약 일주일 간 전문가 심사를 통해 지문과 문제 구성, 정답 등에 대한 오류 파악 작업을 진행했다.

한 대형 입시학원 인터넷강사가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 지문(왼쪽)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 23번 문항. /사진=뉴스1

이번 수능 이의신청에서 가장 큰 관심사가 된 과목은 영어였다. 실제로 올해 전체 이의신청 건수 중 52.6%(349건) 가량이 영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는 올해 입시업계를 중심으로 지난해만큼 난도가 어려웠던 영역으로 평가됐는데, 듣기평가부터 독해까지 수험생들의 불만을 산 문항이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게 23번 문항이다. 해당 지문은 2020년 캐스 선스타인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낸 'Too Much Information'에서 발췌한 지문으로, 한 대형 입시학원의 유명 강사가 제공한 사설 모의고사와 동일한 지문이라 논란이 일었다. 해당 강사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에겐 익숙하단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이의신청 127건이 접수됐는데, 수험생들은 전원 정답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평가원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며 수능과 사설 모의고사의 문제 활용 방식이 달라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수능 23번의 경우 지문을 읽고 적절한 주제를 찾는 문제였지만, 해당 모의고사에선 문맥상 낱말 쓰임이 적절치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로 출제됐다.

문영주 평가원 대학수학시험능력본부장은 "23번 문항은 특정강사 사설모의고사 문항과 동일한 지문을 활용하고 있지만 문항 유형 질문 내용, 답지 구성 전혀 달라 기출대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음이 뭉개져 발음이 들리지 않았다', '독해 문제까지 지장을 받았다'는 불만이 다수 제기된 영어 듣기평가 역시 이의신청 대상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문 본부장은 "듣기평가와 관련해 215건이 접수됐다"며 "문항오류를 판단해달란 이의신청이 아니라 심사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17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강북종로학원에 설치된 수능 문제분석 상황실에서 국어과 강사들이 수능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아울러 국어 영역 '화법과 작문' 40번 문제와 사회탐구 영역 동아시아사 10번에도 이의신청이 쏠렸다. 이 중 국어는 복수정답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앞서 2004년 수능 언어영역에서 17번 문항이 복수정답이 인정된 사례가 있지만, 평가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국 위진남북조시대 선비족이 세운 북위와 관련된 지문을 주고 옳은 답을 고르는 동아시아사 10번의 경우 선지 1번의 '송과 대립하였다' 부분에서 송나라가 남조의 송(420~479년)인지, 조광윤이 건국한 송(960~1279년)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평가원은 중대한 오류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1994학년도 첫 수능이 실시된 이후 출제기관이 오류를 인정한 문항은 총 9개다. 지난해 수능에선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출제 오류'가 발생해 평가원장이 사퇴하고, 모든 선택지가 정답 처리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평가원은 올해 출제검토위원 수를 증원하고 출제기간도 늘리는 등 오류 대비에 만전을 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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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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