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신호’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7거래일째 계속
단기자금 융통 어려워져 ‘돈맥경화’ 심화 가능성
‘경기침체 신호’로 여겨지는 국고채 장·단기물 금리 역전 현상이 최근 두 달 사이에 집중 발생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723%로 전일 대비 0.054%포인트 올랐다.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67%포인트 오른 연 3.673%을 기록했다. 3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지난 21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22일 처음 발생한 후 최근 두 달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9월22일에는 3년물 금리가 연 4.104%, 10년물 금리가 연 3.997%를 기록해 2008년 7월 이후 약 14년여 만에 처음 발생했다. 이후 장·단기물 금리 역전 현상은 9월 22일∼10월 11일까지 반복되다가 해소됐지만, 10월 14일과 17일에 반복됐으며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째 계속되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통상 만기가 짧은 채권의 금리보다 만기가 긴 채권의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는 돈을 더 오래 빌려줄 수록 만기 때까지 발생 가능한 리스크가 늘어나기 때문에 그만큼 더 높은 금리로 보상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통상 국고채 3년물 같은 단기물 금리에는 금리와 같은 현재 통화정책이 반영되며 국고채 10년물 같은 장기물 금리에는 향후 경기 전망이 반영된다. 10년물 금리가 3년물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경기 전망이 그만큼 어두워졌다는 뜻이다. 때문에 장단기금리차 역전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겨지기도 한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가자들이 이미 전망을 성장 둔화 쪽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단기자금 융통은 더 어려워지고 장기물은 채권을 투자하는 입장에선 매력도가 없어 질 것”고 말했다.
‘레고랜드 사태’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채 연구원은 “단기 자금이 자연스럽게 돌면 자금 융통이 된다는 믿음이 생기며 단기 융통이 원활할텐데 지방채마저도 신뢰가 깨지면서 단기채가 더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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