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리인벤트 2022] 사내 소통 위해 개발한 서비스가 100만명 사용하는 클라우드로

라스베이거스(미국)=이소연 기자 2022. 11. 2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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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사내 소통 위해 개발한 자체 시스템
입주 기업 물론 제3자도 사용 클라우드로 확장
전자상거래 인프라 구축 노하우로 사업 확장
28일(현지시각) AWS 리인벤트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의 모습. /AWS 제공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도화지 같은 존재다. 오늘 이곳을 방문한 수만명이 근무하고 있는 수천개의 회사는 각자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모두 AWS 클라우드라는 하나의 통일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각) AWS 연례 최대 테크 컨퍼런스인 ‘AWS 리인벤트 2022(re:Invent 2022)’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니시안 호텔을 방문한 한 미국의 개발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 개발자는 AWS 클라우드의 높은 활용도를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클라우드 관련 강연을 듣기 위해 이른 오전부터 호텔 복도를 가득 메운 전 세계 개발자 등 관람객을 가리키며 “하나의 서비스를 최선의 방법으로 활용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각기 다른 회사에 다니는 사람 수만명이 이렇게 한 장소에 모인 것만 봐도 이 서비스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했다. 실제 이날 현장에선 클라우드 최신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200만원이 넘는 비용을 내고 비행기를 타고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 농업, 제조업, 뷰티,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의 관람객 5만명을 만날 수 있었다.

AWS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테크 공룡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다. 유통 기업이지만 쇼핑 부문은 만년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아마존에 높은 수익을 안겨주는 건 바로 AWS다. AWS는 아마존에서 매출 비중이 10% 남짓에 불과하지만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WS는 전 세계 100만명 이상의 실제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AWS가 이렇듯 아마존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배경엔 서비스의 높은 활용도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흐름이 보편화된 가운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제조업 등 전통적인 산업군의 민간 기업뿐 아니라 정부 기관까지 모두가 클라우드로 전환하고자 하며, 이들은 모두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와 데이터 관리 서비스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AWS 로고. /로이터 뉴스1

AWS가 다양한 제3자가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는 회사 내부의 개발자 그리고 외부 입주기업 모두가 산재한 데이터를 한곳에 모을 수 있는 하나의 중앙화된 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1994년 인터넷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작은 조직이 고속 성장을 하면서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로 몸집을 키웠다. 갑자기 늘어난 많은 수의 개발자가 각기 다른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게 됐다. 결국 서로 다른 인프라를 갖춘 부서 간의 협업이 어려워져 업무 효율성은 낮아지기 시작했다.

아마존은 사내에서 모든 개발자가 소통할 수 있는 통일된 사내 시스템을 개발했다. 통일된 플랫폼 없이 각각의 데이터가 제대로 모이지 못하는 것은 아마존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아마존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다양한 유통업체 역시 조직화한 개발 환경이 구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통일된 기준 없이 각각 다른 데이터가 혼재된 이들을 하나의 플랫폼에 모으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아마존은 다른 사이트에서도 쉽게 인프라 기반 위에 호환될 수 있는 프로그램만 덧붙이면 기술을 ‘호출’해 쓸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해 내부 개발자는 물론 입주기업까지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이 내부 시스템을 더 확장해 2006년 AWS를 출범시키며 업계 최초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앤디 제시 전 AWS CEO는 2000년대 초 당시 상황에 대해 “우리는 매우 조용히 대대적인 광고 없이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를 차린 셈이었다”라고 했다.

한편 아마존이 블랙프라이데이를 위해 구축한 대규모 유휴 서버를 평상시 활용하기 위해 AWS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AWS 관계자는 “아마존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축적된 기술력으로 고객에게 웹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대규모 기수 인프라와 데이터 센터 운영에 있어 핵심적인 역량을 개발했음을 깨닫고, 개발자와 기업이라는 새로운 고객을 상대로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웹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바로 지금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됐다”라고 했다. 즉 단순히 남는 서버를 외부에 대여해주는 형태의 부가 수입 창출 수단 정도가 아니라 그간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을 처음부터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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