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톈안먼` 될라… 폭력진압 조짐에 美 촉각

박양수 2022. 11. 2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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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로 코로나' 반발시위 확산
CNN "시위대 구타" 사태 우려
백악관 "평화적 집회 허용해야"
'習 퇴진' 요구에 집권 3기 시험대
27일(현지시간) 중국 공안이 상하이의 한 거리에서 열린 '제로 코로나' 정책 항의 시위 참가자를 제압하고 있다. 중국에선 당국이 여러 지역에서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완화했음에도 곳곳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퇴진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 AP=연합뉴스]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우루무치 화재 참사 추도식 도중 시민들이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반대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中 '제로 코로나' 반발시위 확산

장기간에 걸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발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관련 고강도 봉쇄 조치에 저항하는 이른바 '백지 시위'가 자유를 갈망하는 청년 세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도 중국의 코로나 시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현재의 시위 양상이 지난 1989년 6월 발생했던 톈안먼 사태를 방불케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시위는 지난 24일 신장 우루무치에서 19명의 사상자를 낳은 아파트 화재가 중국의 방역 조치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중국 16개 지역의 최근 시위에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표현의 자유와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양상을 보인다.

지난 27일 상하이에서 시위에 참여한 20대 주민들은 신장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것을 넘어 백지와 꽃을 들고 "자유를 원한다"고 외쳤다. 베이징 거리를 행진하던 한 젊은 시위자는 "공정한 사회에선 어느 누구도 그들의 발언만으로 범죄자가 돼선 안 된다"며 "우리에겐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외쳤다.

청두 시위에 참여한 또 다른 한 여성은 "추모의 말들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고, 하고 싶은 말들을 해야 했다"며 "제도·양심의 자유에 대한 갈망과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는 '떼 놓을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자유에 대한 갈망은 더 나아가 시진핑 퇴진을 요구하는 저항 시위로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에선 '시진핑 퇴진'을 부르짖는 인파가 목격되고 있고, 27일 시위에서도 이런 요구는 계속됐다.

청두에서도 같은 날 수백 명의 시위대가 '반독재'를 외치는 장면이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청년 세대가 주도하는 만큼 각종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과 말장난을 섞은 창의적인 검열 회피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정부의 게시글 검열에 항의하는 표시로 흰 종이를 펴드는 이른바 '백지 시위'가 대표적이다.

베이징 시위에 참여한 영화제작자 헤이즐 류는 백지 시위가 "우리는 목소리를 잃었지만 강력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당국의 강제 진압 조짐이 보이자 "평화적인 시위를 지지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사람들이 정책이나 법, 명령 등에 평화적으로 항의하는 권리는 허용되어야 한다"며 "우리는 평화적인 집회 권리를 지지하며 이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가 공식적으로 중국 내 평화 시위를 지지하고 나선 것은 중국의 폭력 진압에 대한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바이든 정부가 평화 시위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는 중국 내 상황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미 언론들도 중국 내 시위 상황을 주요 뉴스로 실시간으로 내보내고 있다.

CNN은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내 최소 16개 지역에서 봉쇄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상하이에선 시위대가 '인권과 자유가 필요하다'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의 표시로 백지를 들고 촛불집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거의 3년간의 경제적 어려움과 일상의 혼란 이후 제로 코로나에 대한 대중의 인내심이 바닥났다는 징후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CNN은 중국 공안이 시위대를 구타하는 영상도 있다면서 폭력 진압 확산 가능성도 제기했다. 실제로 집권 3기를 시작한 시 주석이 퇴진 요구까지 분출된 분노한 민심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 당국은 특히 톈안먼 광장에서의 유혈진압으로 막을 내린 민주화 시위가 열렸던 대학가 시위를 경계하고 있다"며 "시진핑의 주요 정책 중 하나가 야기한 휘발성이 강한 이런 상황이 그에겐 당혹스러운 좌절"이라고 지적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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