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나선 동학개미 수익률 초라…예금 금리도 못 미쳐
삼성증권·하나증권 신용융자 금리 10% 넘어서
주식시장에서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가 17조원대를 기록하는 가운데 동학개미들의 수익률이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학개미들은 빚투를 활용해 금리형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종목을 담았으나 수익률은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빚투 이자가 10%를 넘어선 만큼 개인의 이자 부담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전일(28일) 기준 17조44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8일 16조원대였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1일 17조112억원을 기록한 후 6일 연속 17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는 최근 3거래일 연속 신용융자 잔고가 늘었다. 지난 23일 8조7366억원이었던 코스피 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는 24~28일 3거래일 동안 202억원, 252억원, 145억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는 신용융자 잔고가 감소세를 보였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즉,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고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가리킨다. 증권사에서는 대여 기간별로 다른 금리를 책정하고 있는데, 통상 대출기간이 길수록 높은 금리를 책정한다.
하지만 빚투에 나선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은 초라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융거래융자가 17조원을 기록하던 지난 21일부터 전날까지 신용융자 상위 종목에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신용융자 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으로 일주일 새 잔고가 1주에서 2301주로 무려 23만% 늘었으나 같은 기간 수익률은 0.07%에 그쳤다. 이 종목은 금융투자협회가 매일 고시하는 CD(양도성예금증서) 91일물 수익률을 추종하는 국내 최초의 금리형 ETF다. 매일 새로운 CD 91일물을 편입하기 때문에 금리변동에 따른 수익률 변동이 없어 하루만 보유해도 만기가 91일인 예금 수준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그동안 신용융자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은 종목이었으나 지난 24일 7128주가 신용으로 거래됐다.
이 외에도 코스피 시장에서는 KBSTAR 팔라듐선물(H)(-3.98%), SK네트웍스우(-0.94%), KODEX 구리선물(H)(-1.76%), TIGER 미국 S&P500선물인버스(H)(-0.87%), KODEX 한국대만IT프리미어(-1.25%) 등이 신용융자 증가율 상위 종목에 올랐다. 하지만 수익률은 시중은행 예금 금리를 밑도는 초라한 수준이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10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 금리는 연 4.01% 수준이다. 이는 2009년 1월(4.1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신용융자금리가 연 10%를 넘어선 증권사들이 나오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발맞춰 증권사에서도 신용융자 금리를 줄줄이 올려 잡았다.
이달 21일부터 삼성증권은 지점·은행 연계 개설 계좌인 경우 90일 초과 신용융자부터, 비대면 개설 계좌인 경우 60일 초과부터 10%대 금리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하나증권 또한 이달 초부터 최하등급인 ‘그린’ 등급에 해당하는 고객 가운데 은행연계·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한 경우 31∼90일 신용융자에 10.0%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90일 초과에는 10.5% 금리를 받고 있다.
한편, 올해 1~3분기 국내 29개 증권사가 개인투자자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얻은 이자 수익은 1조2467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이 2021억원으로 가장 많은 이자수익을 거뒀고, 키움증권(1818억원), 미래에셋증권(1711억원), NH투자증권(1505억원)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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