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미군 수뇌부도 깜짝 놀란 국산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정충신 기자 2022. 11. 2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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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 시연 장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9일 평택 캠프험프리스에서 주한미군을 대상으로 미래형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Arion-SMET)’의 성능 시연을 진행하는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경남 창원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문,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ARION-SMET)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美, 한국산 군용 무인차량에 관심…평택기지서 방산업체 첫 성능 시연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개발 미래형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

국내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다목적 무인차량의 미국 수출을 겨냥한 성능 시연회가 29일 주한미군 기지에서 처음 개최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9일 주한미군 평택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자체개발한 차세대 로봇·무인체계인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의 성능 시연회를 주한미군 수뇌부가 보는 앞에서 개최했다. 아리온스멧(Arion-SMET)은 ‘야지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소형 다목적 무인차량’의 영어 약자다. 이날 성능 시연회에는 마크 훌러 미8군 작전부사령관과 미 육군 전투력발전사령부(DEVCOM) 예하 지상군차량체계연구소(GVSC)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국내 방산업체가 주한미군 기지에서 자체개발한 무기체계 기술시연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미군 측이 한국산 무인차량 기술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는 의미다.

실제 훌러 작전부사령관은 시연회를 보고 나서 “이게 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만든 게 정말 맞느냐”며 뛰어난 성능에 놀라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번 시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무인복합연구센터와 무인차량체계를 공동으로 연구하는 미측의 GVSC 협의하에 성사됐다.

아리온스멧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16~2019년 민군 기술협력 사업으로 국내 처음 개발한 보병 전투지원용 다목적 무인차량 최신 버전이다. 앞서 미 국방부는 국내에서 개발된 군용 무인차량 중 처음으로 아리온스멧을 해외비교성능시험(FCT) 대상 장비로 선정한바 있다.

FCT는 미 국방부가 동맹국이 보유한 우수한 국방기술을 평가해 미군의 주력 무기체계 개발 및 도입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다. FCT 대상 장비에 선정되면 시험평가 예산 등을 지원받는다. 미 국방부는 연간 1억 달러 정도 예산을 들여 15~20개 장비를 선정해오고 있다.

아리온스멧은 반(半)자율주행이 가능한 다목적무인차량이다. 아예 처음 가는 곳을 자율주행할 수는 없지만, 한 번 지형지물을 읽혀 놓으면 가능하며 1.1km 범위 내(차량간 통신중계를 적용하면 2.2km)에서 인간이 원격 조종하는 일도 가능하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최초로 민군 기술협력사업이 일환으로 개발한, 4륜형 보병 전투지원용 다목적무인차량을 최신 사양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이날 캠프 험프리스 내 훈련장에서 미8군 마크 홀러 작전부사령관, GVSC 관계자와 취재진 앞에서 시연을 보인 아리온스멧은 먼저 운용자가 지도에 설정한 경로를 따라 GPS 기반으로 자율주행해 장애물 앞에 섰다.

바로 직후 도로에 설치된 장애물 앞으로 차량이 나아갔는데, S자 형태로 주행할 수 있도록 놓여 있는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목표 지점까지 주행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운용자와 무인차량 사이 통신을 계속 유지하면서 주행하게 돼 있지만, 통신이 갑자기 끊긴 상황을 가정하자 차량이 갑자기 멈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30초 정도 통신 복구를 시도한 뒤 복구가 불가능하면 자동으로 시작 지점으로 복귀하게 돼 있다”며 “복구 시도 시간은 필요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리온스멧의 주무장은 원격사격통제체계(RCWS)에 장착된 기관총이다. 현재 우리 군에서 쓰이고 있는 K3, M60 기관총은 물론 이 둘을 대체할 K15, K16 기관총도 장착할 수 있다. RCWS에는 감시장비가 달려 있어, 영상을 기반으로 사람이나 차량을 인식해 표적을 자동으로 추적할 수도 있다. 차량 자체에 장착된 센서는 물론 최대 6m 높이 수직확장장치를 추가로 부착하면 이를 통해 4km 내 사람과 사물을 탐지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수십미터 남짓 떨어진 곳에서 미군 관계자가 공포탄을 터뜨리자 RCWS에 장착된 센서가 이를 자동으로 인식, 총구를 그쪽으로 겨누었다. 다만, 탐지 자체는 자동으로 되더라도 실제 탐지와 사격을 하기 위해선 인간 운용자의 승인이 필요하다. 기계에게 인간을 살해할 권한을 함부로 줄 수 없다는 윤리적인 문제 때문이다.

이어 차량이 도로를 따라 요리조리 주행하자 아리온스멧이 그 뒤를 따라갔다. 차량뿐만 아니라 인간도 따라갈 수 있으며, 이는 운용자가 설정하기 나름이다. 설정할 수 있는 모드는 원격주행, 종속주행, 자율주행, 장애물회피, 통신두절 시 자율복귀가 있다.

혼란스러운 전투 현장에서는 전투 중인 부대에 뭔가를 실어나를 수 있는 기능도 중요하다. 공차중량 1.45t에 550kg 정도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아리온스멧은 이날 현장에서 관련된 시범도 보였는데, 경로점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무거운 화물을 원하는 지점으로 나르고, 그 지점에서는 부상자를 실은 채 원래 출발했던 지점으로 복귀했다.

전장에서는 타이어가 손상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아리온스멧은 미셰린사의 에어리스(airless), 즉 공기를 넣지 않는 타이어를 갖췄다. 또 400m 밖에서 7.62mm NATO탄을 방어할 수 있는 장갑도 갖췄다.

기존의 연료가 아닌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이며, 1회 충전으로 1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최고속도는 포장도로에서 시속 43km, 비포장도로에서 34km이다. 한화에어로 측은 물자운반, 환자수송, 감시·정찰, 원격수색, 근접전투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 유무인복합연구센터 서영우 임원은 “아리온스멧은 현재 국내 사업 참여를 추진 중이며 2024년쯤 업체 선정이 완료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전장 상황에서 아군의 피해를 줄이고, 전투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는 장비이므로 국내외 배치를 통한 군의 전투 능력 향상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서 임원은 “미군은 이미 자체적인 다목적무인차량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거나 아리온스멧의 성능이 임무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기술협력이나 신속획득사업 등이 가능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며 “이번 성능시연을 통해 아리온스멧의 장점과 기술력을 미군 측에서 식별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화에어로가 개발한 아리온스멧과 함께,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하고 있는 자율터널탐사로봇 또한 의정부 캠프 스탠리 주한미군 기지에서 조만간 미군들을 상대로 시연에 나설 예정이다.

평택=국방부 공동취재단,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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