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SK온 '맞손' 美서 배터리 공급…"수요 안정적 대응"(종합)

이형진 기자 권혜정 기자 구교운 기자 2022. 11. 2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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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물량·협력형태·공급시점 등 추후 논의…IRA 대응책 일환
LG엔솔과 인니서 합작, 미국도 검토…"한군데 문제 생겨도 능동 대처"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김흥수 부사장(왼쪽)과 SK온 최영찬 경영지원총괄(오른쪽)이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서울=뉴스1) 이형진 권혜정 구교운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공장에 대한 원활한 배터리 공급을 위해 SK온과 손을 맞잡았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부터 미국에서 SK온의 배터리를 공급받게 된다.

양사의 제휴는 지난 8월 미국에서 발효된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에 따른 대응책의 일환이다. 현지 생산 배터리의 조달 필요성이 커졌고, 미국 내 전기차 생산도 늘려야 한다.

현대차는 이미 LG에너지솔루션 등과도 배터리 공급 협력을 진행 중인데, 전문가들은 공급망 다양화로 전기차 수요 증가를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했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은 2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그룹 본사에서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인 김흥수 부사장, SK온 최영찬 경영지원총괄 등이 참석했다.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해 SK온은 오는 2025년부터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공장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급 물량과 협력 형태, 공급 시점 등의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김흥수 부사장은 "이번 북미 지역의 배터리 공급 협약으로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을 바탕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SK온 최영찬 경영지원총괄도 "이번 협력을 통해 북미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과정에서 양사가 확고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사의 협약은 지난 8월 미국에서 발효된 IRA에 대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IRA는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액 공제를 부여하는데 중국 등 '우려 국가'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선 전기차가 북미에서 생산·조립되어야만 한다.

배터리 부품의 경우 내년부터 북미 지역 내 생산 제품을 50% 이상 활용해야 한다. 2029년엔 100%로 강화된다. 광물의 경우 내년부터 북미 지역이나 미국과 자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 가공해 사용한 비율을 40%로 올려야 한다. 2027년엔 80%까지 강화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공장, 현대차그룹 조지아 신공장을 통해 미국에서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달 착공해 오는 2025년 상반기부터 가동 예정인 조지아공장은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연간 3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양산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공장 설립 발표 당시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의 안정적 현지 조달을 위해 배터리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배터리셀 공장을 인근에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온도 IRA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SK온은 최근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확보를 위해 호주, 칠레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의 자원개발업체들과 구매 계약을 맺고 IRA 요건 충족을 위해 대응하고 있다.

양사는 아직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는 말을 아꼈지만, 업계에서는 현지 합작 공장 설립 건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초기 생산은 연 20GWh로 연간 전기차 30만대 규모로, 투자 금액은 총 2조50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배터리 업체와 협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월 인도네시아에 연산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한 바 있다. 합작공장은 오는 2023년 상반기에 완공되고 2024년 배터리셀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LG엔솔은 코나, 니로, 아이오닉6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현대차와 협력 관계를 다져왔는데,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LG엔솔과도 미국 내 추가 합작공장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니로EV 등에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장부품 자회사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부터 CATL와 배터리팩 기술인 셀투팩(CTP) 도입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CATL은 포드, 테슬라에 배터리 공급을 위해 IRA를 피할 수 있는 멕시코에 배터리 공장 설립을 고려 중인데, 현대차와도 협력이 가능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전기차 생산에 배터리를 한 곳에서만 공급받는 것보다 여러 군데로 나눠서 받는 것이 안정적인 측면에서 낫다. 한 군데에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봤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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