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셀운동화 1500만원 자전거래…처벌 못한다는 공정위
올해 들어 1조원 돌파한 리셀시장
리셀거래 플랫폼 스스로 적발만 가능
거래액 늘리려 포인트 혜택 의혹도
2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리셀 플랫폼에서 공공연히 이뤄지는 시세 조작 행위를 전자상거래법으로 규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자상거래법은 사업자와 사용자 사이에 이뤄지는 불공정 행위를 규제 대상으로 다루는데, 리셀 거래는 엄연히 사용자와 사용자 사이에서 이뤄진다는 이유에서다. 중고 거래 플랫폼이 거래를 중개할 뿐 과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손을 들어준 결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의혹은 지난달 국정조사에서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실제로 양 의원은 지난 7월 네이버 크림에서 특정 운동화 모델의 거래량이 18건에 그쳤지만 8월 들어 4700건으로 폭증했다며 자전거래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그만큼 리셀 거래가 고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인데 네이버 크림에서 구입가 33만3200원인 ‘나이키 에어 이지 2 레드 옥토버’는 최근 15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무려 수익률이 4400%에 달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터넷 리셀 커뮤니티에서는 지나치게 수익률이 높은 거래에 대해 자전거래를 의심한다는 글이 수십건씩 공유될 만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네이버 크림의 자전거래 의혹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추가 자료 확보 후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 등이 있는지 검토한 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공정위가 한정판 리셀 거래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를 적발할 수 없다고 하면서 플랫폼 업체의 자정 노력에만 기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플랫폼 업체는 약관을 통해 자전거래를 포함한 불공정 거래를 제한하고 있지만 쉽게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특정 업체가 차명으로 복수의 계정을 활용해 주문을 내면 업체는 이를 적발할 뾰족한 수단이 없다.
심지어 네이버 크림의 경우 2025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데 거래액은 기업가치 판단의 중요한 근거로 활용된다. 네이버 크림이 엄격하게 시세조작을 규제할수록 거래액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공정위를 포함한 정부 기관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로 네이버 크림은 거래 1건당 수수료를 3% 부과하고 있지만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결제하면 기본으로 3% 적립 혜택을 부여하기 때문에 손실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크림이 연말까지 수수료율을 5%로 올린다고 하지만 그만큼 포인트 혜택을 많이 부여하면 소용이 없다”면서 “자전거래를 막으려면 수수료율을 올리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지만 별다른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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