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형 과학 교육으로 세계 100위 안에 드는 대학 도전”

서대현 기자(sdh@mk.co.kr) 2022. 11. 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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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UNIST 총장 취임 3주년 인터뷰
대학은 도시 미래 바꾸는 촉매 역할 해야
노벨상 수상자 참여 국제자문위도 구성
실험실 특화형 창업 선도대학으로 주목
학부·대학원 연구 성과 기술사업화 집중
이용훈 UNIST 총장은 대학 창업 기업이 미국에 곧바로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이 UNIST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출처=UNIST>
“오는 2027년까지 세계 100위 안에 드는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최근 이용훈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67·사진)은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대와 MIT, 영국 옥스퍼드의 옥스퍼드대 등 혁신적 연구중심대학은 기술이전, 산학협력, 창업 등을 통해 도시의 미래를 바꾸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UNIST는 개교 13년 만에 각종 세계대학평가에서 100위권 대학으로 급성장했다. 올해 영국 THE(타임즈 고등교육) 세계대학평가에서 세계 174위에(국내 6위) 올라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했다. 연구의 질적 우수성을 평가하는 라이덴랭킹에서는 6년 연속 국내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 세계적 학술정보서비스 분석 기업 클래리베이트의 HCR(논문 피인용 횟수가 많은 연구자) 명단에는 소속 교수 10명이 포함돼 서울대를 제치고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연구자를 배출했다. 서울대와 성균관대는 각각 9명(중복 포함)이 명단에 올라 2위를 기록했다.

이 총장은 “모더나 백신의 MIT 로버트 랭거 교수, 인공지능과 딥러닝의 토론토대 제프리 힌턴 교수처럼 초격차 과학기술은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의 석학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UNIST에서 구글 같은 혁신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UNIST는 이를 위해 내년 초 노벨상을 받은 석학과 유명 대학 총장으로 구성한 국제자문위원회를 출범해 대학의 발전 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다. 세계 100위 안에 드는 대학과의 직접 교류를 확대하고, 국제공동연구와 해외파견 프로그램도 강화할 방침이다.

교원·학생 창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 점도 주목된다. UNIST는 대학에서 시작한 창업 기업들이 곧바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추진한다. 미국 샌디에이고와 시카고 등 주요 도시 벤처캐피털, 창업 인큐베이터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협업 기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총장은 “국내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기반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다고 해서 지역에서 시작한 기업이 서울을 거쳐 해외에 진출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며 “국제적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협업의 폭을 넓히면 연구와 혁신 역량도 함께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UNIST는 교수 창업 기업이 65개, 학생은 80개로 총 145개이다. 전체 기업 가치는 1조원이 넘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상장한 교원기업 1호 ‘클리노믹스’에 이어 2~3개 기업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지역 기업에는 특허 541개를 이전해 기술 혁신과 창업에 이바지했다.

특히 학생과 대학원생의 실험실 연구 성과가 창업으로 이어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험실 창업혁신단과 실험실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사업, 4개 과기원 공동창업경진대회, 동남권 실험실창업팀 성과발표회 등을 통해 실험실 창업 성과 공유와 창업 문화 확산을 지원했다.

이 총장은 “과학기술 교육이 과학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나라에는 실전형 과학 인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부에서 기초, 대학원에서 심화 공부를 하는 대학원 중심의 과학기술 교육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학부 때부터 유전자 가위를 사용해 연구하는 대학은 국내에서 UNIST가 유일할 것”이라며 “과학 분야의 필수적 기본기만 익힌 뒤 곧바로 링에 올라 스파링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는 방식의 ‘격투기형’ 교육이 UNIST 교육 혁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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