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치킨컵 승리의 힘…포르투갈전도 “대~한민국!”/ 유선희

유선희 2022. 11. 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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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개막한 카타르 월드컵 분위기를 타고 '치킨 공화국' 한국의 면모도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한국이 치킨 공화국이라는 점은 객관적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그렇다면, 한국전쟁 이전 한반도에 치킨과 유사한 음식은 없었을까? 조선 세종(1450년대) 때 왕실 어의 전순의가 쓴 <산가요록> 을 보면 "닭 한쌍을 24~25개로 잘라 기름으로 달군 솥에 청장(간장)과 참기름을 붓고 익힌 후 식초를 넣어 먹는다"는 '포계'라는 요리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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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은 치킨 공화국!’

지난 21일 개막한 카타르 월드컵 분위기를 타고 ‘치킨 공화국’ 한국의 면모도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추운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코로나19 이후 정착된 ‘집관’(집에서 관람) 문화가 결합하면서 폭주한 치킨 주문 탓에 우루과이와 첫 경기 날엔 배달 앱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한국이 치킨 공화국이라는 점은 객관적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사이트를 보면, 국내엔 치킨 브랜드(2020년 기준)가 484개 있다. 또 전국엔 프랜차이즈 가맹점 2만7303개와 비가맹점 1만5440개 등 4만2743개의 치킨 전문점이 운영되고 있다. 닭 소비량도 엄청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닭 10억3564만마리가 식용으로 도축됐다. 이를 국내 총 가구 수(2073만가구)로 나누면, 산술적으로 가구당 1년(50주)에 50마리, 즉 ‘1주 1닭’을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프라이드치킨은 원래 미국에서 유래했다. 목화를 재배하던 흑인 노예들이 닭 부산물을 면실유(목화씨 기름)에 튀겨 먹으면서 발전했다는 것이 정설인데, 이것이 한국전쟁 당시 미군을 통해 전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바삭하게 튀긴 치킨에 고추장·마늘·설탕 등으로 만든 소스를 버무린 ‘양념치킨’은 1985년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페리카나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 후 “반 반 무 많이”(양념 반, 프라이드 반, 무절임 많이)는 ‘치킨의 국룰’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한국전쟁 이전 한반도에 치킨과 유사한 음식은 없었을까? 조선 세종(1450년대) 때 왕실 어의 전순의가 쓴 <산가요록>을 보면 “닭 한쌍을 24~25개로 잘라 기름으로 달군 솥에 청장(간장)과 참기름을 붓고 익힌 후 식초를 넣어 먹는다”는 ‘포계’라는 요리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포계(통째로 구울 ‘포’, 닭 ‘계’)는 ‘기름에 지진 닭고기구이’로 해석되는데, 이것이 바로 ‘조선식 치킨’이다. 지금은 치킨이 서민 음식이지만, 기름이 귀했던 조선시대엔 양반가에서 귀한 손님을 접대하던 요리였다고 한다.

비록 기대를 모았던 가나와의 경기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우리에겐 포르투갈과의 3차전(12월3일)이 남아 있다. 아마 국민들은 마지막까지 치킨을 뜯으며 온 힘을 다해 국가대표팀을 응원할 것이다.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유선희 산업팀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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