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액 2000억원…“2000가구 길거리로 쫒겨날판”
인천 미추홀구에서 2000여 가구가 전세사기를 당해 피해금액이 2000억원이 넘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자들은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가 보증금도 못받고 무일푼으로 거리로 쫓겨날 상왕이라며 인천시에 피해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전세사기 대책위)는 29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추홀구의 한 동짜리 아파트나 빌라에서 건설사와 임대인,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업체 등이 조직적으로 전세사기를 벌이는 바람에 2000여 가구가 2000억원이 넘는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사기 대책위는 “전세사기는 임대인들은 재력을 과시하며 임차인을 현혹하고, 공인중개사는 선순위 근저당에 대해 알려주지도 않고 경매로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계약을 유도하거나, 임대인이 체납 등으로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가는데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전세사기 대책위는 이어 “임대인이 어느 아파트에서는 부동산 중개인으로 활동하고, 다른 아파트에서는 관리업체 대표로 있다”고 덧붙였다.
전세사기 대책위는 특히 피해가구 중 618가구는 임의경매로 넘어갔고, 전세계약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보증사고도 195건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전세보증금을 한 푼도 못 받고 길거리로 쫓겨나게 생겼다며 인천시에 긴급주거지원 대책을 요구했다. 또한 유정복 인천시장이 행정명령을 통해 경매를 지연·연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계약이 만료되거나 계약이 얼마 남지 않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대출을 연장해 주고, 법률 상담과 금융서비스, 임대주택 입주 등 피해를 보전하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해 줄 수 있는 ‘전세사기피해 지원 센터’ 설립을 촉구했다.
한편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세 피해자 500여명의 신고를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임대인이 아파트와 빌라가 경매로 넘어가는데도 임차인에게 고지를 하지 않은 것은 ‘사기’에 해당한다”며 “전세사기 피의자 수십여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으며, 이 중 주모자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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