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볼 등급의 비밀
볼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은 초심자일수록 골프볼 비용도 크게 다가온다. 그래서 초심자는 가격이 싼 중고 로스트볼을 애용한다. 로스트볼도 등급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과연 어떤 등급의 로스트볼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이마트 김수인 골프바이어는 “이마트 온라인 몰에서 골프공 부문 1위를 차지하는 섹션이 로스트볼이다. 2만~3만 원대의 저렴한 골프볼 브랜드 매출보다 로스트볼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골프에 새로 입문하는 골린이가 증가하며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현재의 골프공 시장 규모는 1300억 원에 달하며 로스트볼의 시장점유율은 25%에 이를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증 언이다.
구력이 오래된 골퍼는 알겠지만 대부분 로스트볼의 정체는 ‘누군가가 잃어버린 공’이다. 순수하게 흠집이 났거나 줄 표시가 있는데 골프장 인근이나 워터해저드 속에 빠진 공을 수거해 재판매하는 상품이다. 물을 오래 먹은 공은 숲속에서 며칠 버틴 공보다 탄성이 매우 약하고 성능이 떨어질 게 분명하다. 하지만 로스트볼을 구매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흠을 감수하고 용인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 셈이다.
로스트볼에도 등급이 있다, A+급은 타이틀리스트 볼
재미있는 사실은 로스트볼에도 등급이 있고 가격대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로스트볼은 10개에 5000원부터 1만5000원까지 가격이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골프공 브랜드 관계자 A씨는 “로스트볼 한 봉지에는 A급 로스트볼 두어 개가 들어가 있고, 그렇지 않은 공도 한꺼번에 섞여 있는데 B급이거나 리피니시드볼”이라고 했다. A급에는 누가 봐도 알아주는 브랜드이거나 외관이 ‘팔 만한’ 상태인 볼이 들어간다. 단순하게 네임밸류가 떨어지거나 외관이 준수하지 못한 공은 아래 등급으로 표시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리피니시드 볼이 섞여 들어가 A급 이상의 판정을 받는 것이다. A씨는 “리피니시 공장에 들어간 골프볼은 약품 처리를 통해 코팅을 벗겨낸 후 커버에 다시 페인트칠을 해 탄생된다”고 운을 뗐다. 상표까지 깔끔하게 인쇄하면 속은 완전히 곯았지만 겉은 반질반질하기 때문에 웬만해선 다 속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볼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그 골프볼이 한 번만 그 공정을 거쳤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로스트볼의 세계에서는 A급 중에서도 최상의 제품이 있다. 소위 A+급으로 쳐주는 로스트볼은 타이틀리스트 Pro V1이라고. 김 바이어는 “로스트볼 시장에는 Pro V1만 선별해 더 비싸게 판매하는 것이 당연시된다”고 말했다. 로스트볼은 10개에 5000원부터 1만5000원까지 가격이 다양하다. Pro V1은 최고 1만5000원에 거래되는 상품이다. Pro V1은 쓰고 싶지만 볼을 많이 잃어버리는 골퍼에게 매력적인 상품일 수밖에 없다.
등급을 정하는 기준은 모호, A+급도 안심할 수 없다
최근 골프를 시작한 골린이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는 A급 로스트볼을 구매할지, 1만~2만 원대 새 골프볼을 구매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비교 대상의 전제가 코어가 멀쩡한 우레탄 커버의 로스트볼과 특허 기술력이 적용되지 않은 새 골프볼을 비교하는 것이라면 전자가 나을 수 있다. 하지만 로스트볼로 둔갑한 리피니시드 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등급을 매기는 판매자 역시 그 정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선뜻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골퍼는 누구나 더 좋은 스코어를 원한다. 그래서 성능에 대한 기대로 타이틀리스트 Pro V1을 선택하고, 비용 부담 때문에 로스트볼의 형태로라도 구매를 결정하는 것일 테다. 그런데 골퍼를 기만하는 업자들이 눈속임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로스트볼의 등급을 정하는 기준은 모호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로스트볼을 구매할 때는 이 점을 인지하고 등급을 맹신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자신이 친 로스트볼이 깨졌다고 힘이 좋아서라며 우쭐대지는 말아야 한다. 골프볼은 밖에서 깨지기 이전에 코어가 깨져 표면이 터지는 원리가 적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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