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신고시 신고인 출석 대신 신분증만 제시해도 효력 인정”

전형민 기자(bromin@mk.co.kr) 2022. 11. 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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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7대 2 ‘합헌’ 결정
“가족관계 형성할 자유 보장”
헌법재판소. <사진=연합뉴스>
입양신고시 신고자 본인이 직접 출석하지 않고 대리인이 신분증만 제시해도 신고의 효력에 문제가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해석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청구인 A씨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가족관계등록법) 제23조 제2항의 위헌성을 확인해달라며 제기한 헌법소원을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평소 형제처럼 지내던 B씨가 자신의 조카를 양자로 입양한 사실을 알게 된 후 조카를 상대로 입양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조카는 B씨 사망 석달 전 지자체 담당 직원에게 B씨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면서 B씨가 자신을 양자로 입양한다는 내용의 입양신고서를 제출했다. 입양신고서는 A씨 조카가 자필로 작성한 것으로 B씨의 도장이 날인돼 있었다.

A씨는 소송 도중 가족관계등록법 제23조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해당 조항은 입양신고 때 신고자 본인(B씨)이 시·읍·면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본인의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신분증명서를 제시하도록 규정한다.

출석을 강제하거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본인 이외의 사람이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을 제시해 신고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헌재는 “해당 조항은 입양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아도 입양신고를 가능하게 해 가족관계를 형성할 자유를 보장하는 한편 출석하지 않은 당사자의 신분증명서를 제시하게 하면서 입양 당사자 신고의사의 진실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비록 출석하지 않은 당사자의 신분증명서를 요구하는 것이 허위의 입양을 방지하기 위한 완벽한 조치는 아니더라도 해당 조항이 원하지 않는 가족관계의 형성을 막기에 전적으로 부적합하거나 매우 부족한 수단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선애·이은애 재판관은 “신분증은 다양한 용도에서 사용되고 있으므로 상대방의 신분증을 가진 것을 이용해 입양신고에 쓸 수도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해당 조항은 당사자 사이에 진정한 입양의 합의가 존재한다는 점을 담보하기에 부족하다”며 “가족관계등록법은 허위의 입양신고를 조기에 바로잡을 실효적 조치조차 규정하고 있지 않아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넘어 입양당사자 가족생활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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