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력 완성 5주년’ 북한 “원쑤들에게 무자비” ICBM·공군력 칭송
“원쑤들은 우리 압박하려 악랄” 내부 단속
합참 “북한 핵실험, 주목할 만한 변화 없어”
북한이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을 맞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공군 무력시위 성과를 주민들에게 선전했다. 정부 당국은 선언 5주년 기념 행사 등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조국은 강대하고 인민은 존엄높다’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가장 엄혹한 시련 속에서 우리의 힘과 지혜로 이룩해가는 승리이고 번영”이라고 지난 18일 화성-17형 ICBM 발사 성공을 자축했다.
신문은 “감히 우리를 넘보고 우리의 존엄과 자주권을 유린하려는 자들이 있다면 용서치 않을 멸적의 보복 의지로 만장약된(가득 장정된) 우리의 주체병기들은 얼마나 자랑스러운가”라며 “조국은 부유한 나라이기 전에 강한 나라이여야 한다는 것이 지나온 세월에 우리가 뼈에 사무치게 깨달은 진리”라며 국방력 강화 우선 정책을 강조했다.
신문은 “중첩되는 시련 속에서 인민의 존엄을 최상의 경지에서 지켜주고 빛내주셨다”며 “국방력 강화의 멀고 험한 길을 굴함없이 이어오시고 우리 공화국의 국위를 최상의 경지에 올려세우신 절세의 애국자”라고 김 위원장을 칭송했다. 올해 김 위원장의 주요 군사훈련 지도 행적을 거론하며 “원쑤들에게 그렇듯 무자비하시였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날 3면 기사에선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등 최근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북한이 동원한 공군력을 과시했다. 신문은 “지난 11월초 우리 공군무력의 대규모적인 총전투 출동작전이 진행되자 원쑤들은 또다시 무릎을 꿇었다”며 “지난 10월초에도 그들(전투비행사들)은 원쑤들의 무분별한 전쟁도발 책동을 단호히 짓부셔버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대외적으로 군사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며 주민들의 결속을 독려했다. 신문은 이날 6면 기사에서 “(미국 등) 원쑤들은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연합군사연습소동을 계속 벌리면서 우리를 압박해보려고 악랄하게 획책하고 있다”며 “그럴수록 나라의 방방곡곡에서 원쑤들이 배가 아파하게, 기겁을 하게 창조와 위훈의 불길을 세차게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5년 전 같은 날 화성-15형 ICBM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이달 두 차례 ICBM을 발사하는 등 도발 성격의 국방력 강화에 천착하는 북한이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아 핵무력 완성 선언을 대대적으로 기념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어왔다.
당일 소식을 다음날 외부에 공개하는 북한 체제 특성상 이날 대대적인 기념 행사를 열고 사후 공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에 군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 특이동향이 있나’라는 질문에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에 대해서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실험은 정치적 판단에 따라서 언제든지 감행할 수 있는 상태지만 현재까지는 추가로 설명할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특별한 북한 동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핵실험은 현재 임박한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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