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심판은 코트에 있는 땀 제거, 한 심판은 경기 진행 … 심판진 간의 엇갈린 의사소통

손동환 2022. 11. 2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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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진 간의 의사소통이 엇갈렸다.

창원 LG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맞대결이 지난 2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렸다.

두 팀의 혈투는 치열했다. 공격권 한 번 차이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4쿼터 종료 4분 43초 전.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 발생했다.

LG가 사이드 라인에서 공격권을 얻었다. 이재도(180cm, G)와 윤원상(180cm, G)이 심판진에게 코트에 있는 땀을 닦아달라고 요청했다. 심판진은 경기를 잠시 중단했다. 진행 요원에게 땀을 닦아달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서명진(189cm, G)과 헨리 심스(208cm, G)가 다시 한 번 땀 제거를 요청했다. 베이스 라인에 있던 이승무 심판이 코트로 들어왔다. 코트로 들어온 이승무 심판은 진행 요원에게 다시 한 번 땀을 닦아달라고 했다.

이승무 심판이 땀 제거를 위해 코트로 들어왔다. 진행 요원들은 이승무 심판의 지시를 이행하려고 했다. 이승무 심판이 코트에 있는 것을 본 선수들은 코트 밑을 쳐다봤다. 땀이 흐른 곳을 보기 위해서였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다음부터 발생했다. 이승무 심판이 코트 안으로 들어왔음에도, 사이드 라인에 있던 김백규 심판이 저스틴 구탕(188cm, F)에게 볼을 준 것. 경기를 진행한다는 신호였다. 이를 파악한 구탕은 노 마크인 단테 커닝햄(203cm, F)을 포착했다.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황급히 커닝햄에게 갔다. 가장 가까이 있던 헨리 심스(208cm, C)가 어떻게든 커닝햄을 막으려고 했다. 그러나 노 마크였던 커닝햄은 골밑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심스의 파울까지 유도했다. 추가 자유투도 성공. 살얼음판을 걷던 LG는 77-73으로 달아났다.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노 카운트가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를 뒤늦게 파악한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도 항의했다. 하지만 득점과 파울 자유투 모두 취소될 수 없었다. 어쨌든 심판이 경기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LG 심판진의 보고를 받은 윤호영 심판부장은 “사이드 라인에 있던 김백규 심판이 코트에 10명의 선수가 있는 걸 확인했다. 그리고 볼을 건넸다. 하지만 코트 안에 있던 이승무 심판을 보지 못했다”며 김백규 심판과 관련된 상황을 전했다.

그 후 “선수들이 바닥을 한 번 더 닦아달라고 요청했다. 선수들의 요청을 받은 이승무 심판은 코트로 들어갔다. 거기까지는 맞았다고 본다. 땀 때문에, 선수들이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며 이승무 심판과 관련된 상황을 덧붙였다.

하지만 “잘못된 운영이었다. 심판진에게도 피드백을 확실히 했다. 먼저 김백규 심판한테는 감독관과 사인하기 전에, 코트에 10명의 선수가 있는지와 심판진의 위치를 확인하라고 했다. 모두 확인하고 나서, 볼을 건네야 한다고 했다. 집중을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김백규 심판에게 ‘정확한 경기 운영’을 강조했다.

계속해 “반대편 사이드 라인에 있던 조철휘 심판이 이승무 심판을 봤다면, 휘슬을 불어서 경기를 정지시켜야 했다. 이승무 심판 또한 경기를 정지해야 한다는 의사를 확실히 표시해야 했다”며 나머지 심판진의 부족했던 점도 강조했다.

윤호영 심판부장은 심판진 간의 잘못된 의사소통에 책임을 느꼈다. 그래서 “심판진에게 징계를 내릴 수 있다. 정확한 건 경기본부장님과 상의해야 한다. 다만, 자체 징계이기 때문에, 경기를 치렀던 구단의 감독님과 사무국장님께만 구두로 이야기할 예정이다”며 징계와 관련된 요소도 전했다.

경기 결과도 결과지만, 정리되지 않은 상황은 선수들을 다치게 할 수 있다. 선수들과 심판 모두 준비되지 않았기에, 서로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었다. 안전 사고도 일어날 수 있었다.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은 건 천만다행이었다. 그런 일까지 발생했다면, KBL의 새로운 경기본부는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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