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위차단 총력…참가자에 위협 전화·골목에도 경찰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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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19 봉쇄 반대 시위가 이어지자 중국 당국이 공권력을 동원해 시위 확산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심 주요 도로에 경찰력을 대거 배치하고 조명을 꺼 시민이 모이는 것을 차단하는 한편 시위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위협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에서도 시위가 벌어진 우루무치중루 거리를 중심으로 차단 시설이 설치되는 등 경찰이 고강도 단속을 벌여 중국 주요 도시의 거리 시위가 전날에는 소강상태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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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19 봉쇄 반대 시위가 이어지자 중국 당국이 공권력을 동원해 시위 확산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심 주요 도로에 경찰력을 대거 배치하고 조명을 꺼 시민이 모이는 것을 차단하는 한편 시위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위협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밤 베이징 도심 량마차오루(亮馬橋路) 일대에는 시민들 대신 경찰관들이 가득했다.
량마차오루는 27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시민 수백 명이 모여 우루무치 화재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며 "봉쇄 대신 자유를 원한다"라거나 "문화혁명 2.0을 끝내라"라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며 '백지 시위'를 벌인 곳이다.
이날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조명이 량마허(亮馬河)를 비추던 평소 모습과 달리 당국이 시위대가 모이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경관 조명을 모두 끄면서 칠흑같이 어두웠다.
중국 수도의 중심가라는 사실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 바람이 강하게 부는 데다 어둡기까지 해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다.
도로와 천변에는 아름다운 조명을 감상하며 산책하는 사람들 대신 경찰이 가득했다.
경찰은 행인들을 대상으로 신분증 검사를 하며 빨리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일부 시민에 대해서는 무언가를 한참 동안 캐묻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동시에 영상녹화기 등을 이용해 거리 시민들의 모습을 채증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텔레그램 한 오픈 채팅방에는 상하이 주요 도로에서 경찰이 청년이나 농민공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에 트위터나 유튜브를 비롯해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이 설치됐는지 검사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경찰이 시위 참가자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AFP 통신은 이날 량마차오루 시위에 참석했다는 한 여성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 여성이 경찰의 전화를 받지 않자 경찰이 그녀의 친구 집으로 찾아왔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AFP에 "경찰이 내 이름을 말하며 량마허에 갔었느냐고 물었다"며 "그는 량마허에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 몇 시에 갔는지, 어떻게 알고 갔는지 등 매우 구체적으로 물었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베이징 하이뎬구 쓰퉁차오(四通橋) 일대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시위는 당국의 원천봉쇄로 무산됐다.
텔레그램 한 오픈 채팅방에는 오후 6시에 쓰퉁차오로 모여 우루무치 화재 사과, 오프라인 수업 재개, 강제 유전자증폭(PCR) 검사 중단을 요청하는 시위를 하자는 글이 올라왔으나 집회 예정지에 대해 경찰이 삼엄한 경비를 펼치면서 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스를 타고 쓰퉁차오 일대를 지나갔다는 한 중국인은 "도로를 따라 경찰차들이 길게 서 있고, 횡단보도와 버스 정류장마다 경찰들이 배치돼 있었다"며 "사복경찰로 보이는 사람들이 거리의 행인들을 주시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쓰퉁차오는 톈안먼 광장에서 북서쪽으로 약 9㎞가량 떨어진 곳으로, 지난달 13일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던 곳이다.
상하이에서도 시위가 벌어진 우루무치중루 거리를 중심으로 차단 시설이 설치되는 등 경찰이 고강도 단속을 벌여 중국 주요 도시의 거리 시위가 전날에는 소강상태를 보였다.
미국을 비롯한 영국과 독일 등에서 중국 당국의 시위 억제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은 시위 확산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내 시위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 종료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외신 기자 질문에 "당신이 거론한 관련 상황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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