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도시의 빛과 희망을 노래하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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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다 질라, 더 늦기 전 강원도로 1박 여행길에 나섰다.
제천을 벗어나 동쪽 협곡을 따라 38번 국도를 달리는 길은 붉은 기운이 여전한 산들이 병풍처럼 서서 맞는다.
고원에서 보는 가을의 별자리가 여름만큼 화려하진 않아도 페가수스의 사각형은 여전히 빛난다.
도시의 애환이나 고독한 정서 같은 것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어떤 반전을 예상시켜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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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언 미술평론가
단풍이 다 질라, 더 늦기 전 강원도로 1박 여행길에 나섰다. 제천을 벗어나 동쪽 협곡을 따라 38번 국도를 달리는 길은 붉은 기운이 여전한 산들이 병풍처럼 서서 맞는다. 사북에서의 하룻밤은 환상적이었다. 고원에서 보는 가을의 별자리가 여름만큼 화려하진 않아도 페가수스의 사각형은 여전히 빛난다.
고개를 넘으면 그가 있다. 태백을 사랑해 태백을 그리는 작가 최법진의 작업실에 들렀다. 검룡소, 황지못만큼 유현한 깊이와 긴 호흡의 그림을 그리는 작가다. 땅의 기운과 영감이 넘치는 이 도시가 작가에게 최적지일지도 모른다. 수묵화처럼 유현하고 그윽한 분위기 그대로인 고원의 고즈넉한 풍경이다.
화면은 검정과 회색의 무채색조가 지배하고 있다. 도시의 애환이나 고독한 정서 같은 것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어떤 반전을 예상시켜 주기도 한다. 화면 아래쪽 흑색과 대비를 이룬 밝은 면들은 층층의 풍경이기도 하며, 무궁무진한 빛과 가치의 잠재(潛在), 희망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그림으로 노래하는 ‘태백별곡’이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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