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직전 경찰차 몰려왔다… 中, 소셜미디어 뒤지며 주동자 색출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2. 11. 2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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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정부 방역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졌다./로이터 연합뉴스

28일 중국 경력이 전국 주요 도시 거점에 배치되면서 방역 반대 시위의 화력이 약해졌다. 이날 오후 6시 베이징 시민들은 주요 대학이 밀집한 하이뎬구 인근에서 시위를 시도했지만, 경찰차가 대거 투입돼 일대를 통제하면서 무산됐다. 우한에서는 소규모 시위가 한 차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위 규모가 가장 컸던 저장성 항저우시에서도 수십대의 경찰차가 시위 시작 전에 투입돼 참가자들을 강도 높게 통제했다.

중국 당국은 대규모 경력 투입과 함께 인터넷 여론 차단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8일 WSJ·CNBC 등은 중국 경찰이 상하이, 베이징, 항저우 등에서 시민들의 인스타그램·트위터·텔레그램 등 외국 소셜미디어 앱을 설치했는지 확인하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요주의 인물을 골라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은 경찰들이 ‘앱 단속’에 나선 버스 정류장, 길거리, 쇼핑몰 등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한 상하이 시민은 “코로나 봉쇄에 이어 시위 봉쇄까지 시작됐다”고 했다. 중국에서 트위터는 차단됐지만, 우회 접속(VPN)을 통해 3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지난 3일 동안 트위터에 자동으로 게시물을 올리는 ‘봇 계정’의 콘텐츠가 급증했고, 이는 시위가 시작된 시기와 맞물려 있다”고 했다. 실제로 25일 중국에서 시위가 본격화한 이후 트위터에서 주요 도시를 검색하면 음란물, 도박 등 콘텐츠가 주로 나타나 시위 관련 정보를 찾아보기 어렵다.

내부 인터넷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관리 당국은 내부 동요가 심해진 23일 ‘인터넷 댓글 관리 규정’을 새로 발표했다. 다음달 15일 시행되는 이 규정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의 ‘불량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도 금지된다. 중국의 메신저 앱인 QQ는 다음달 10일부터 단체 이메일 발송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펑파이신문이 보도했다.

27일 중국 공안이 상하이의 한 거리에서 열린 '제로 코로나' 항의시위 참가자를 제압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중국 각종 매체와 소셜미디어에서는 27일 오후부터 ‘이번 대규모 시위는 외부 세력이 조직한 것’이란 주장을 담은 글들이 퍼지고 있다. 이들 글은 칼럼 형식으로, ‘주요 도시에서 동시에 시위가 일어난 것은 외국 세력의 설계’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강력 통제로 25일부터 시작된 전국 시위가 벌써부터 소강 국면을 맞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고 있다. 그러나 제로코로나 정책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만이 크고, 중국 정부가 급진적인 정책 전환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시위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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