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코미디 ‘압꾸정’[한현정의 직구리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2. 11. 2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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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말인지 모르겠어요.

매력적인 배우들의 매력없는 코미디, 믿었던 마동석의 배신, '압꾸정'이다.

'범죄도시'에서 '정의구현' 캐릭터에 통쾌한 핵주먹 액션과 재치있는 코미디를 곁들었다면, 이번엔 마동석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마블리' 매력에 대놓고 코미디를 발사한다.

내내 '뭔 말인 줄 알지?'라는 대사만 무한 반복 되는데 사실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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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말인지 모르겠어요.

‘압꾸정’ 포스터. 사진I쇼박스
기다리고 기대했던 ‘마블리’는 없었다. 웃음도 재미도 정체성도 대략 난감이다. 매력적인 배우들의 매력없는 코미디, 믿었던 마동석의 배신, ‘압꾸정’이다.

‘압꾸정’(감독 임진순)은 샘솟는 아이디어로 입만 살아있는 압구정 토박이 대국(마동석)이 ‘성형계 숨은 실력자’ 박지우(정경호)와 함께 K-뷰티 사업의 세계화를 노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나라가 인싸 성형외과 상담 실장 ‘오미정’ 역을, 최병모가 큰 손 사업가 ‘조태천’ 역, 오연서가 VIP 전용 에스테틱숍 원장 ‘홍규옥’ 역을 맡아 힘을 싣는다.

영화는 대한민국의 부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소 압구정동에서 시작된 K-뷰티 비즈니스, 그 화려함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낸다. 입소문이 아닌 전문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형 병원들이 하루가 다르게 생겨난 2007년. 능력 있는 의사들은 스타가 되고, 그들의 성공 사례가 TV와 뉴스에 연일 오르내렸다. 하나의 산업군이 돼 본격적으로 성장한 ‘뷰티 비즈니스’를 통해 압구정동 일대가 대한민국 대표 ‘뷰티도시’로 태어나는 과정을 그려낸다.

자신에게 ‘죽이는 아이디어’가 있다고 믿는 대국은 한 때 잘나가던 실력 TOP 성형외과 의사 지우를 보고 그의 야심과 잠재력을 한 눈에 알아본다. 일생일대의 사업 수완을 발휘할 때가 왔음을 본능적으로 직감한 그는 지우의 실력과 오미정의 정보력, 조태천의 자본력, 홍규옥의 인맥까지 한데 모아 아시아를 대표하는 뷰티도시를 꿈꾼다.

언뜻 이들의 꿈이 이뤄지는듯 하다. 스타 의사가 된 지우는 15층 짜리 병원 건물의 대표 원장이 되고, 실세 대국은 꿈꾸던 압구정 아파트를 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끝없는 욕망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

압꾸정 스틸. 사진I쇼박스
‘범죄도시’ 제작진과 마동석이 재회한 만큼, 장르는 다르지만 웃음을 유발하는 스타일과 방식은 유사하다. 마동석에 전적으로 기댄 ‘의존성’은 더 커졌다.

‘범죄도시’에서 ‘정의구현’ 캐릭터에 통쾌한 핵주먹 액션과 재치있는 코미디를 곁들었다면, 이번엔 마동석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마블리’ 매력에 대놓고 코미디를 발사한다.

문제는 영화에서 노린 ‘마블리’ 매력이 영화에서 전혀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 그가 맡은 대국이 늘어 놓는 무수한 말들은 대부분 허세 섞인 거짓말이고, 사실상 인물 자체가 호감이 아니다. 성공을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하고, 딱히 정감이 갈 법한 대목이 없는 맹목적인 불도저 같은 인물이다. 오로지 ‘인맥’으로 모든 걸 해결해가는데 개연성은 부족하고, 그로 인해 빠른 전개에도 전혀 몰입이 되질 않는다. 당연히 지루해질수밖에.

상황이 주는 웃음 역시 없다. 오히려 현실은 웃프고 분노 유발이다. 비호감 캐릭터들을 그나마 웃으며 볼 수 있는 건 호감 배우들의 힘. 대국, 지우, 미정, 태천, 규옥 등 각각의 캐릭터는 살아 있지만, 그 쓰임과 조합은 상당히 어정쩡하다. 내내 ‘뭔 말인 줄 알지?’라는 대사만 무한 반복 되는데 사실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중심 서사와 캐릭터가 바로서질 못하니 어떤 좋은 요소들을 갖다 붙여도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마치 개그콘서트의 한 꽁트처럼, 영화를 보고난 뒤 남는 건 이 유행어 같은 대사뿐이다. 호감 배우들의 총출동에도 캐릭터만 보는 맛으로 버티기엔 112분은 길고, 티켓값은 비싸다. 꾼들의 코미디 영화의 귀환에 한껏 들떴지만, 도무지 마음껏 웃을 구간이 없다. ‘뭔 말인지 알지?’

오는 30일 개봉.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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