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구별 가능한 ‘안전색’으로 산업현장 위험 경고한다…서울시, 전국 첫 개발
산업현장의 안전표지를 색약·색맹 등 색각이상자도 구별할 수 있도록 한 ‘안전색’이 개발됐다. 공사장의 위험 경고, 안전 안내를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게 단순화한 그림문자도 고안됐다.
서울시가 노동자 안전과 직결되는 정보의 표시 기준인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서울 표준형 안전디자인’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산업현장에 적용하는 안전 관련 표식에 대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은 전국 첫 시도다.
우선 누구나 정확하게 경고나 안내를 인지할 수 있도록 안전 표시에 맞는 색깔을 선정했다. 색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색약의 경우 대부분 적색과 녹색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일상에서 생활하는 데는 어려움은 없지만 업무적으로 색과 도안 등을 구분할 때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달 노루페인트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색약이 더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안전색을 개발했다. 현재 안전 관련 표시에 사용되는 색깔보다 채도와 명도를 높여 대비가 도드라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현재의 안전색은 일부 색약자가 구분하기 어려워 법에서 정한 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색상 값을 조절했다”며 “색채와 색채심리, 디자인, 법률 등 분야별 전문가의 의견과 색약자 테스트를 거쳐 확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개발된 안전색을 바탕으로 사물과 시설, 행위 등을 상징한 9가지 안전 픽토그램(그림문자)도 마련했다. ‘휴대전화 사용금지’ ‘불규칙 노면주의’ ‘작업 중 주의’ ‘문 여닫음 주의’ ‘계단주의’ 등과 같이 실제 현장에서 자주 쓰이는 항목들을 이해하기 쉬운 디자인으로 개선했다.
서울시는 국회대로 지하차도 1단계 건설 현장에 이번에 개발한 안전색과 픽토그램을 시범적으로 적용했다. 향후 안전표지를 설치하거나 교체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장별 매뉴얼도 내년 3월까지 개발해 공공·민간시설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출입구와 위험물 저장소, 고압전기 위험 구간 등의 표시법과 다국어 표기, 경고판 설치 높이 등 모호했던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지하 공사장처럼 조도가 낮거나 암전된 상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축광형(자연광 흡수했다가 어두운 곳에서 발광) 디자인도 개발했다. 대피동선을 축광형 시트로 부착해 비상시에 대피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다른 작업자들과 떨어진 곳에서 작업하던 도중 무너짐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도록 안전모에 버튼형 사이렌과 점멸등도 부착한다. 200m까지(120㏈ 이상) 소리가 도달한다. 비상연락처, 혈액형 등 응급 상황에서 필요한 정보도 축광형 시트로 제작해 안전모에 붙인다.
서울시는 이번에 개발한 픽토그램에 대해 국가표준(KS)과 국제표준화기구(ISO) 등록을 추진한다. 국내외 심의까지는 3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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