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구충제 유튜브 95%는 잘못된 정보”…국제학술지 논문게재

윤희일 기자 2022. 11. 2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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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관련 이미지. 김상민 화백

유튜브와 같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제공되는 개 구충제를 통한 암 보완대체요법 관련 콘텐츠의 95%는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검증되지 않은 의학 정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분별하게 유통되면서 암 환자들의 적절한 치료가 지연되거나 거부당하는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함께 제기됐다.

권정혜 세종충남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캐나다의 헬스 분야 국제학술지인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최신 호에 게재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대표적 소셜 미디어인 유튜브를 통해 잘못된 암 관련 정보가 확산하는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국내에서 암 대체 치료제로 논란을 빚은 개 구충제 ‘펜벤다졸’ 자가처방 유튜브 동영상 702개(227개 채널) 중 조회 수가 많은 20개 영상을 대상으로 정밀 분석을 했다. 그 결과, 1개(5%) 영상만 구충제 복용에 대한 바른 정보를 담고 있고, 나머지 19개(95%)는 잘못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펜벤다졸 효능이 의학적으로 증명된 근거가 없다”면서 “하지만 환자들은 (펜벤다졸이 암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의 동영상을 보고 영향을 받게 되면서 적절한 치료가 지연되거나 이미 처방된 치료를 거부하는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팀이 2019년 9월부터 1년 사이 올려진 조회 수 5만회 이상의 동영상 90개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펜벤다졸이 암 치료제로 사용되는 유망한 증거인 것처럼 보여주는 자가 투여 동영상이 지속해서 업로드되고, 계속 누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펜벤다졸의 추천 콘텐츠 네트워크는 암 대체 치료제로서의 펜벤다졸에 대한 시청자들의 믿음을 높이는 잘못된 인프라로 작용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환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건강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고 이를 토대로 치료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현상도 찾아냈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정책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제공되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거나 환자나 보호자 등의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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