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감' 여진구, 청춘의 낯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20대 청춘의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 제 또래의 얼굴을 한 여진구에게서 빛나는 청춘의 한 자락을 보는 듯했다. 청춘의 낯을 한 여진구에게 '동감'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16일 개봉된 ’동감'(감독 서은영·제작 고고스튜디오)은 1999년의 용(여진구)과 2022년의 무늬(조이현)가 우연히 오래된 무전기를 통해 소통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다. 여진구는 극 중 1999년을 사는 대학생 용을 연기했다.
여진구가 '동감'을 선택한 이유는 청춘 로맨스이기 때문이었다. 20대가 지나가기 전,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청춘 로맨스 작품 하나를 꼭 남겨두고 싶었던 찰나에 '동감'을 만나게 됐단다. 여진구는 "다른 장르들은 나이 상관없이 도전할 수 있지만, 청춘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장르는 저 스스로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가 삶을 청춘으로 살면 청춘이지만 나이로 정해진 청춘일 때 찍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원작의 힘도 컸다. 여진구는 "제가 예전에 90년도 작품들은 장르를 불문하고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원작을 봤었다. 시나리오를 받고 원작을 다시 봤는데 너무 서정적이고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다"면서 "이렇게 좋은 원작의 장점에 무엇을 더해야 이번 작품이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진구는 "1999년과 2022년을 사는 서로 같은 20대지만 20년 차이를 두고 많은 것들이 변했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용과 비슷한 나이인 감독님, 제작진 분들과 사랑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물불 안 가리고 사랑을 쫓는 성향의 사람이 줄어든 것 같다고 안타까워하시더라. 그렇게 따지면 인생의 선배님들이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가야 할 20대들에게 사랑에 대해서 해주고 싶은 조언이 담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진구는 "'우린 이런 사랑을 했었단다'를 보여주는 캐릭터를 맡았다 보니까 너무 재밌었다. 저는 나름 욕심으로 이 영화 보신 분들이 연기나 작품 칭찬도 좋지만 실제 용이처럼 90년대에 20대 초반을 살았던 형님들이 코끝이 찡해졌으면 한다. 이 영화를 보고 그때 그 기억을 소환을 시키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1997년 생인 여진구가 1999년에 95학번이었던 용이를 완성해나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워낙 그 시절에 대한 자료가 많이 남아있었고, 무엇보다 예전부터 동경해왔던 시대라 관련 작품들을 어렸을 때부터 봐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여진구는 "저는 그 시절로 가보고 싶었다. '동감'을 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살아볼 수 있어서 꿈꾸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라고 했다.
다만 지금의 눈으로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그 시절의 패션들을 어떻게 구현해야 하나 걱정이었다고. 여진구는 "너무 현대 같아 보이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감독님이랑 용이에 대해 연구했을 때 개성 있고 본인의 뜻이 확실히 있는 인물보다는 보통의 수수한 인물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패션 중에서도 가장 기본인 아이템으로 캐릭터를 만들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IMF 직후 대학생들에게 막막했을 현실에 대한 이해도 필요했다. 여진구는 이에 대해 "학교 다닐 때 배웠다. IMF까지는 아니지만 그때 상황에 대해 찾아볼 수 있는 영화들이 있었다"면서 "제가 직접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진짜 막막했을 것 같다. 영화에서는 가볍게 '종말이 왔으면 했다'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시절 사람들은 정말 종말을 원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라고 했다.
용이와 비슷한 연배인 부모님에게도 자문을 구했다고. 여진구는 "많이 물어봤다. 실제로 신입생이랑 복학생이랑 잘 만났는지, 제가 준비하고 있는 용이의 모습들을 보여드리면서 이게 그때 실제로 유행했던 건지 많이 여쭤봤다"라고 전했다.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일이 다름에서 오는 고민, 풋풋한 사랑의 시작과 가슴 아픈 사랑의 끝,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속앓이 하기, 여진구가 용이를 통해 보여준 청춘의 낯은 1999년이지만, 2022년을 살아가는 지금 봐도 깊은 공감을 자아낼 정도로 별반 다르지 않다. 청춘의 낯을 한 여진구가 이끌어낸 공감이나 다를 바 없다.
그 공감은 여진구에게 작은 물결을 일으켰다. 사랑에 대해 진지하고, 무겁게만 생각했던 여진구에게 '동감'은 그 무게감을 조금 내려놓으로 말해준 작품이었다. 여진구는 이에 대해 "내가 아직 사랑할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했다.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건데 용 같은 사랑을 바랐나 보다. 일과 사랑 중에 일이 조금 더 무겁게 느껴지면 항상 일을 선택해 왔다. 제 성향이 그랬던 것 같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기댓값이 컸다. 생각보다 제가 스스로를 가뒀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제 감정인데 너무 무겁게 생각해왔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진구는 "내 낭만으로만 사랑을 대했구나 싶었다. 이번 작품은 역할도 그렇고, 메시지도 그렇고 저 스스로에게 뜻깊다. 필모그래피에 남기고 싶은 작품이기도 했지만, 저에게 영향을 많이 준 작품이다"라면서 "제 스스로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 (작품 안에) 많았다. 제 친구들이나 비슷한 고민을 갖고 계신 또래분들이 영화를 보시면 조금 다른 생각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여진구는 "여러분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사랑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고고스튜디오]
여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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