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데빌 인 미 "시즌2 기대감은 채워졌다"

문원빈 기자 2022. 11. 29. 07:5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 시즌1 피날레…발전하는 모습 인상적

"하우스 오브 애쉬보단 낫겠지?"

더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 시리즈는 기자가 유일하게 즐기는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이다. 사실 호러 게임가 아니었으면 즐기지 않았을 것이다.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는 플레이 타임이 길지 않다. 주도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호쾌한 액션도 느낄 수 없다. 스토리 개연성이 저하되거나 캐릭터 모션, 연기가 어색하면 퀄리티가 크게 떨어진다. 

장점도 있다. 여타 장르에 비해 편안하다. 바이오하자드, 아웃라스트 등 서바이벌 호러 게임은 공포 속에서 수많은 버튼을 눌러야 해야 한다. 피로도가 높다. 인터랙티브 무비는 잠깐 쉬어가는 휴게소랄까. 더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는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 중에서도 그래픽과 스토리 연출이 준수하다. 만족스럽진 않아도 킬링타임용으로 적절하다.

더 데빌 인 미도 즉시 구매했다. 구매 버튼을 누르고 나니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전작의 악몽이다. 보통 호러 게임을 즐기면 공포감을 걱정한다. 얼마나 무서울까, 과연 엔딩까지 무사히 즐길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다. 그러나 더 데빌 인 미는 다르다. 전작이 워낙 실망스러웠던 탓에 이번에도 전작이랑 비슷하면 어떻게 할까라는 우려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스토리 개연성과 재미에 따라 퀄리티 평가가 달라진다는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래도 더 데빌 인 미는 실화를 바탕으로 개발됐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은 안심했다. 전작처럼 고대 유물 조사에서 SF로 급변하는 어이없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테니. 일단 기대감을 안고 실행했다. 더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 시즌1은 용두사미일까. 시즌2를 기다리게 만드는 도약점일까.

 

장르 : 인터랙티브 무비, 호러
출시일 : 2022년 11월 18일
개발사 : 슈퍼매시브게임즈
플랫폼 : PC, PS, XBOX



■ 하우스오브 애쉬 "왜 별로였어?"

리뷰 전에 전작 평가를 빼놓을 수 없다. 하우스 오브 애쉬는 더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 중 최악의 게임이었다. 스토리 개연성, 이전 작품과의 차별성 모두 놓쳤다. 고대 유적을 조사하는 스토리에서 갑자기 외계 SF로 전환된다.

호러 게임에서 현실성은 공포감과 직결된다. 내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 현실적인 연출은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바이오하자드를 예로 들어보자. 애초에 바이오하자드 세계관은 현실성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캐릭터가 공격을 당하거나 죽을 때 매우 현실적이다. 비현실적 세계관이라도 공포감을 느끼는 이유다.

하우스 오브 애쉬는 초반부터 괴물이 나타나 현실성은 이미 0이었다. 그러나 그럴싸한 구성으로 공포감과 몰입감이 조성됐다. 현실성과 개연성은 중후반부터 완전히 무너졌다. 공포는 커녕 웃음만 나왔다. 엔딩이 언제 나올까 지루할 정도로. 심지어 마무리 단계에서 스토리를 억지로 연장한 탓에 더 실망스러웠다.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선택에 따라 재미를 제공하는 간접 경험이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의 장점이다. 하지만 정도가 너무 지나쳤다.

각 캐릭터가 보유한 개성도 살리지 못했다. 아니 개성이 없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입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해 일부 캐릭터들은 굳이 만들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게임 플레이 방식도 이전 작품들과 달라진 것이 없다. 그나마 군인들이라 총격전 액션이 추가된 정도. 한 공간에서 무언가 조사하라는 퀘스트를 지속적으로 던져 오히려 퇴화됐다. 이것이 더 데빌 인 미를 걱정하는 이유다.

 

■ 그래서 '더 데빌 인 미'는?

-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도입부

더 데빌 인 미는 미국 최초 연쇄살인마 H.H.홈스 살인 호텔이 스토리 주제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전작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연출을 감상하면서 "살인마를 만나면 저런 반응이겠다", "저런 장치는 현실에서도 충분히 구현 가능하겠네", "저런 상태라면 죽을 수 있지" 등 여러 생각이 들었다. 긴장감과 오싹함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하우스 오브 애쉬는 초반부 부대원 및 작전 소개 과정이 지루했다. 더 데빌 인 미는 깜짝 놀라게 만드는 연출을 초반부터 섞었다. 해가 중천에 떠있는 상황에서도 긴장감을 유지해야 했다. 전작 경험으로 "초반에는 아무 일 없어"라고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 놀래키는 연출은 훌륭하지만 타이밍이 뻔하다

지루한 구간이 없진 않다. 스토리는 듀멧이라는 남성이 H.H.홈스 살인 호텔을 복원하고 로닛 엔터테인먼트 다큐멘터리팀을 초대하면서 시작된다. 특종을 위해 다큐멘터리팀은 초대를 응한다. 플레이어는 다큐멘터리팀을 조작해 듀멧이 설치한 덫 지옥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 목표다.

듀멧은 플레이어를 서서히 몰아붙인다. 정말 '서서히'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지루하다. 초반부 제대로 끌어올린 긴장감은 1시간 40분 동안 0까지 감소한다. 그리고 0에서 다시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빌드업 시간을 40분 정도로 설정했다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중후반부는 잘 만들었다. 호러 게임을 좋아하는 기자도 흥미롭게 감상할 정도로 스토리 전개와 연출이 훌륭했다.

특히 살인마 표현과 행동이 돋보였다. 공포 영화를 떠올려보자. 살인마는 늘 주인공과 가까운 위치에 있다. 주인공이 어디로 도망치든 살인마는 항상 나타난다. 때로는 못 본 척 넘어가기도 한다. 극한의 공포 속에서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결국 주인공은 모든 상황이 살인마의 손아귀 속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살인마를 죽여 해결한다.

- 이번 작품에서도 선택에 따라 캐릭터 생존 여부가 결정된다

이 게임도 똑같다. 플레이어는 살인마와 부질없는 두뇌 싸움을 해야 한다. 결과는 직관적이다. 두뇌 싸움에서 이기면 생존한다. 잘못된 선택은 즉시 사망으로 이어진다. 선택할 때 짜릿함이 두드러졌다. 기자는 세 명을 죽였다. 초반에는 어차피 지는 게임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굉징히 불쾌했다.

하지만 원리와 의도를 파악하니까 재미로 변환됐다. 기자는 더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 시리즈를 1회만 즐긴다. 전원 생존은 다른 유저들의 플레이를 감상하는데 혼자서 전원 생존 엔딩을 보고 싶을 정도로 선택지가 재밌다. 

액션 추가도 인상적이다. 하우스 오브 액쉬까진 걷기, 기어가기, 넘어가기, 조사하기 등 늘 똑같은 조작이었다. 리듬 게임, 에임 맞추기 정도만 신경 쓸 요소였다. 더 데빌 인 미는 기존 액션에 추가 액션을 도입했다. 일단 '달리기'가 추가됐다. 장족의 발전이다. 달리기 하나만으로 속이 뻥 뚫렸다. 급박한 상황에서 왜 걷기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액션 조작이 추가되어 재미를 더했다.

고유 아이템 시스템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캐릭터마다 의미가 부여됐다. 전작에선 캐릭터들이 죽으면 아쉽다는 생각만 들었다. 더 데빌 인 미에선 고유 아이템을 지키기 위해 캐릭터를 어떻게든 생존시키겠다는 의지가 샘솟았다.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시도가 인상적이다.

- 굳이 삽입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드는 설정도 있다

총평하면 더 데빌 인 미는 더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 시즌2를 기대하게 만든 게임이다. 지금까지 더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가 선보인 작품 중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 유저 피드백을 적극 반영한 것이 눈에 보였다.

더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는 호러 게임 마니아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인터랙티브 장르 호러 게임 중에서도 독보적이다. 기자도 매력에 이끌려 언틸던부터 더 데빌 인 미까지 전부 즐겼다.

다만 더 데빌 인 미가 이전 시리즈보다 발전했어도 개연성을 저하하는 스토리 전개, 어색한 캐릭터 모션, 매번 비슷한 캐릭터 외형 등 개선해야 할 요소는 남아있다. 팬들도 지적했다. 개발팀도 분명 인지했을 것이다. 유저 피드백을 반영해 발전한 더 데빌 인 미처럼 한층 근사한 모습으로 등장할 더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 시즌2를 기대한다.

 

장점

1. 장르 특성상 조작이 어렵지 않다



2. 난도에 따라 재미가 다르다(난도가 높을수록 재밌다)



3. 더 다크 픽쳐스 앤솔로지 시리즈 중 완성도가 가장 높다



단점

1. 장르 특성상 액션성, 주도적인 조작과 거리가 멀다



2. 어설픈 번역이 몰입감을 저해한다



3. 멀티플레이 모드에선 버그 현상이 잦다



moon@gametoc.co.kr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