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 “‘올빼미’ 김성철 연기, 깜짝 놀랐어요”[인터뷰]
배우 유해진이 ‘두 얼굴의 인조’로 돌아온다. 영화 ‘올빼미’(감독 안태진)에서 ‘인조’ 역을 맡아 ‘소현세자’(김성철), 맹인 침술사 ‘경수’(류준열)와 함께 단단한 이야기를 완성한다.
“처음 리딩 자리에 김성철이 맨 얼굴로 왔을 땐 그런 배우가 있다는 걸 몰랐어요. 그러다 완성본을 봤는데 정말 깜짝 놀랐죠. 평범한 대사를 저렇게 잘 살려서 하지? 탄탄한 연기력에 감탄했어요. 정말 좋은 배우구나 싶었어요. 극 중 소현세자에게 침을 꽂는 장면에서 처음 소름이 쫙 돋더니 ‘이 영화 잘 흘러가겠네’라고 안심되더라고요. 두렵고 기괴한 장면이었음에도 김성철이 정말 잘 해냈어요.”
유해진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올빼미’로 관객을 만나는 소감, 류준열과 호흡, 데뷔 후 처음으로 용포를 입은 부담 등 다양한 이야기를 꺼내놨다.
■“한번쯤 왕 연기를 해보고 싶었지만, 진짜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사극은 여러번 경험했지만 극 중 왕을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참 많은 생각이 오갔다는 그다.
“한번쯤 왕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어요. 하지만 진짜 하게 될 줄은 몰랐죠. 어쩌면 제가 왕이 될 상이었나봐요. 하하. 스스로 왕이라고 믿지 않으면 연기하기 힘드니, 촬영 내내 ‘내가 왕이다’라는 생각으로 임했죠. 한편의 연극을 펼친다는 마음으로요.”
그럼에도 부담이 있었다는 그다. 친근하고 유쾌한 이미지의 그가 왕으로 나오면서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지 못할까봐 걱정했다고.
“시사회 때 제가 인조로 처음 등장할 때 아무도 웃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럼 정말 땀나는 상황인 거잖아요. 그래서 몇가지 제안을 했어요. ‘짠’하고 나타나는 것보다 서서히 제 실루엣을 보여주면서 ‘유해진이 나오는구나’ 인식시키며 놀라지 않게 하고 싶었어요. 대중 속 제 이미지가 있는데, 확 변신에서 나오는 건 아무래도 부작용이 있을 것 같더라고요. 또 왕이지만 격식을 차리려하지 않았어요. 궁 안에서도 일부러 옷도 다 풀어헤치고 다녔어요. ‘인조’라면 왠지 그럴 것 같았거든요.”
그의 왕 연기를 특별히 좋아해준 사람도 있었다.
“진선규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형이 왕을 하는 게 정말 좋다’고요. 왜냐하면 자신도 그런 노선으로 갈 수 있는 길인 것 같아서래요. 하하.”
‘왕의 남자’ 이후 17년 만에 안태진 감독과 재회했다. 당시엔 조연출과 조연이었지만, 이젠 어엿한 연출과 주연으로서다. 같은 세트장에서 촬영해 더 감회가 남달랐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왕의 남자’ 땐 정말 더워서 얼음 조끼를 안에 입고 땅에 바짝 엎드려 촬영했어요. 17년이 지나서 거길 다시 가니 ‘왕의 남자’ 촬영할 때가 생각나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정말 열정적으로 연기했었거든요. 한번은 제가 촬영하려고 대기하는데 그 자연이 통째로 삭제됐다고 하는 거예요. 그날 회식 때 이준익 감독 옆에 앉아서 ‘그게 왜 없어지냐’며 속상해서 무릎을 막 치고 얘기했는데, 다음날 무릎에 퍼렇게 멍이 들었더라고요. 안태진 감독과드 그런 추억이 있었기에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었어요.”
■“내 칭찬에 눈물흘린 류준열, 잘 흘러가는 배우예요”
앞서 치러진 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 유해진의 칭찬에 류준열이 왈칵 눈물을 쏟아 화제가 됐다. 유해진에게 당시 상황을 묻자 유쾌한 농담으로 답하는 그다.
“저도 기사 보고 알았어요. 옆을 안 봤거든요. 류준열이 눈에 뭐가 들어가서 만지다가 사진이 그렇게 찍힌 건가 싶기도 했는데, 직접 물어보니 진짜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감동적인 얘기였나요? 하하. 사실 저도 영화보면서 류준열의 연기에 대해 많이 느꼈어요. 장애가 있는 역이라 끌고 가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잘 해낸 걸 보면서 ‘준열이가 배우로서 잘 흘러가고 있구나’ 생각했어요.”
‘봉오동 전투’ 이후 재회한 터라 두 사람 사이 더 끈끈한 애정이 흘렀다
“그 당시 많은 시간을 보내서 친근하고 익숙하죠. 이번 작품도 잘 해낼거로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니 점점 나무가 굵어지는 느낌까지 나더라고요. 특히 함께 연기할 땐 서로 모르는 에너지까지 느껴졌죠.”
오랫동안 충무로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준 그에게 ‘배우로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세워온 비결’에 대해 물었다.
“글쎄요. 뭐니뭐니해도 작품만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의미가 있고 구미가 당기는 작품이냐, 어떤 가치가 있느냐를 제일 우선으로 생각하는데요. 반면 친분 때문에 작품에 출연하는 건 왠만하면 안 하려고 해요. 가능하면요. 작품을 안 하는 이유도 모질게 이야기하는 편이고요. 그게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기분 상하지 않게 잘 거절하고, 필요한 얘기는 꼭 해줘야 둘 다 좋은 것 아니겠어요?”
그렇다면 ‘올빼미’는 어떤 가치가 있는 작품일까.
“스릴러로서 재미를 줄 수 있는 작품이에요. 쫀득한 긴장감도 느낄 수 있고요. 게다가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에 대한 화두도 던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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