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금시장 안정 위해 총력전…채안펀드 5조원 규모 추가 확충 [한강로 경제브리핑]
◆3조원 규모 채안펀드 1차 캐피털콜 이어 5조원 규모 2차 캐피털콜
정부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2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시장안정조치를 발표했다.
조치에 따르면 정부는 3조원 규모로 진행한 채안펀드 1차 캐피털콜에 이어 5조원 규모의 2차 캐피털콜을 진행한다. 2차 캐피털콜은 출자 금융회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음달부터 내년 1월까지 분할출자 방식으로 추진한다.
시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12월 국고채 발행 물량은 9조5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축소한다. 한전, 가스공사 등 공공기관도 채권 발행 물량 축소·시기 분산, 은행 대출 전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건설업 관련 비우량 회사채, A2등급 기업어음(CP) 등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도 찾겠다는 방침이다. 필요한 경우 건설업계 등과 협의해 신용을 보강하되 도덕적 해이 방지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추 부총리는 “국내 자금시장은 50조원 플러스알파(+α) 규모의 시장안정대책 시행 후 회사채 금리가 지속 하락하는 등 불안이 점차 진정되는 모습”이라면서도 “다만 단기자금시장 중심으로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 있고 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권 자금이동 등 업권별 자금조달 여건 차별화도 애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도 은행·보험·카드사 등 금융업권의 유동성 관련 규제를 추가로 해제할 방침이다. 우선 예대율 여력 확보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자금을 재원으로 하는 11가지 대출을 예대율 산정 시 대출금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11종류의 대출은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관광진흥개발기금·중소기업육성기금 등으로 총 규모는 8조5054억원이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은행채 발행 재개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또한 퇴직연금(특별계정) 차입규제를 내년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퇴직연금 자금이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현재 10%로 제한된 퇴직연금 차입한도를 한시적으로 풀어 RP 매도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지주 계열사 간 유동성 지원을 위해 자회사 간 신용공여 한도를 내년 3월 말까지 10%포인트 완화하는 방안도 시행한다.
◆이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 1년 전 기저효과에 비교적 낮아질 듯
다만 이번에 발표될 11월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로 인해 10월(5.7%)보다 상당 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11월 물가가 4%대로 낮아지면, 지난 4월(4.8%) 이후 7개월 만의 ‘4%대 물가’다. 이는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이 농축수산물, 석유류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기준으로 2011년 12월(4.2%) 이후 9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4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에 있어) 11월은 굉장히 예외적인 달이 될 것”이라면서 “보통 11월은 채소 가격이 10% 정도 떨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지난해에는 7∼8% 올랐고 유가도 굉장히 많이 올랐다”고 했다. 이어 “11월 물가 지표는 10월보다 상당 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고, 12월에도 그 여파가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농축수산물 가격은 이른 한파와 병해 등 영향으로 1년 전보다 7.6%, 석유류 가격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35.5% 뛰었다. 각각의 물가 상승 기여도는 0.64%포인트, 1.32%포인트였다.
◆11∼12월 물가 상승률 둔화해도 일시적 현상…한은, ‘물가 안정’ 통화정책 이어갈 전망
다만 발표를 앞둔 11월에 이어 12월까지 물가 상승률이 둔화한다고 해도 이는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에 물가 하락세가 본격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더라도 ‘물가가 안정됐다’는 해석을 하는 데는 상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내년 초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1∼2월에는 다시 5%대 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여전히 물가에 무게를 둔 통화정책이 유효하다는 의미다. 또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가 한은 목표 수준(2%대)으로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가 확실해진 이후 금리 인하에 관한 논의를 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지금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강남4구’·‘마용성’보다 서울 강북·서남권 최근 2년 평균 종부세 증가분 더 커
반면 상대적으로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4구는 강남이 104만원(360만→464만원)으로 오름폭이 가장 컸다. 서초는 73만원(288만→361만원), 송파는 57만원(151만→208만원), 강동은 46만원(134만→180만원) 각각 올라 강남을 제외하고 100만원 미만의 오름폭을 보였다.
이 외 지역에서는 금천이 203만원(135만→338만원) 올랐고 관악이 126만원(149만→276만원), 구로가 115만원(135만→25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4구만큼 부동산 강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진 마용성은 마포가 37만원(174만→211만원), 성동이 39만원(213만→252만원) 올랐다. 용산은 오히려 106만원(593만→487만원)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서울 25개 구 중 1인당 종부세가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중구로, 2년 전 605만원에서 올해 856만원으로 251만원 올랐다.
윤 의원은 “코로나19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폭등하면서 종부세도 급등했다”며 “정부·여당은 1주택자에 한해 한시적으로 2020년 수준으로 종부세 부담을 내리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으나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고가 주택이 몰린 용산, 서초, 마포, 양천 등의 1인당 종부세 증가분보다 서울 강북권·서남권 증가분이 크다는 것은 종부세가 불평등한 세금이라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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