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앞둔 삼성 내야, 중책 맡을 김지찬…일본도 주목한다[무로이 칼럼]

FA 김상수(32)가 KT 위즈로 이적했다. 오랜 기간 삼성 라이온즈 내야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선수다. 이 변화를 계기로 김지찬(21)의 책임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김지찬은 올 시즌까지 김상수와 함께 2루수, 유격수로 번갈아 뛰었다. 입단 첫 해부터 주전으로 활약한 그는 3년차인 올해 프로 첫 해외 캠프를 경험했다. 신인 시절이던 2020년 경산에서 스프링캠프를 보냈고, 이후 4번의 마무리, 스프링캠프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서 치를 수밖에 없었다.

지난 주 삼성 마무리캠프가 열린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에서 만난 김지찬은 첫 해외 캠프에 대해 "날씨도 시설도 좋고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있어서 좋다" 고 말했다.

해외캠프는 김지찬의 말 그대로 환경 차이도 있지만 '시선의 차이' 도 크다.

지난 11일 도쿄올림픽 일본 야구 대표팀 감독이었던 이나바 아쓰노리 니혼햄 파이터스 GM(General Manager·단장)이 필자에게 연락을 해왔다. "우리 팀은 오늘 휴일이어서 삼성 마무리캠프를 보고자 한다. 어느 선수를 주목하면 좋겠는가?" 필자는 이나바 GM에게 김지찬의 이름을 전달했다.

이나바 GM은 그날 삼성 훈련을 끝까지 지켜본 뒤, 내년 2월 2주차에 스프링캠프 기간 중 니혼햄과 연습경기 실시를 결정했다. 삼성으로선 예년보다 빠른 시기의 실전. 일정상 강민호(37) 오재일(36) 이원석(36) 등 베테랑 선수들의 출전은 쉽지 않을 듯 한 가운데, 김지찬이 팀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니혼햄 외에도 일본 프로야구(NPB) 소속 4개 구단으로부터 연습 경기 요청을 받은 상태다.

일본에서 떠올리는 한국 야수는 이승엽(현 두산 감독) 이대호(전 롯데) 같은 거포 이미지가 강하다. 한편으론 대표팀에서 수 차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이용규(키움) 같은 체격이 크지 않으면서 깊은 인상을 남긴 선수도 있다. 내년 연습경기에선 일본에서도 드문 1m63의 작은 체구의 김지찬이 주전 내야수로 팀을 이끌어 가는 부분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김지찬은 일본 야구에 대해 "투수의 수준이 한국보다 높다고 생각한다. 내년 (연습)경기를 통해 그런 투수들과의 대결을 경험해보고 싶다" 고 말했다.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선 "가장 중요한 건 팀 성적이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면 개인 성적도 뒤따를 것으로 믿는다"며 "다치지 않고 시즌을 마치는 게 우선이고, 어느 포지션-타순이든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라는 말이 있다. 내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뜨거운 시선을 받게 될 김지찬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다. 새 시즌은 김지찬에게 '도약의 해'가 될 것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 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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