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북항재개발 성공은 부산시장에 달렸다

국제신문 2022. 11. 2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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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공사가 중단됐다고 한다. 오페라하우스는 부산항 북항재개발 사업의 핵심 중의 핵심 사업이다. 이 공사가 중단된 것은 심각한 문제다. 가뜩이나 늦어진 공기가 더욱 늘어질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부족한 공사비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2030엑스포 유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공사 중단은 기초구조물 시공 방법을 둘러싸고 설계사와 시공사가 첨예한 갈등을 빚다가 일어난 일이다. 뒤늦게 부산시가 전문가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과정을 들여다본다고 한다.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위원회도 부산시 건설본부를 상대로 행정사무감사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리 공사를 꼼꼼하게 점검했다면 일어나지 않아도 될 공사 중단이다. 그렇게 보면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뒷북을 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건설업을 하는 처지에서 보면 이번 공사중단 사태는 아쉬움이 많다. 발주처인 부산시가 오페라 하우스 사업에 조금이라도 애정이 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싶다. 우선 설계사와 시공사가 어떻게 이 정도로 소통이 안 됐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이 기초 공법에 대한 갈등은 2019년 처음 불거졌는데도 3년이나 지나서 봉합은커녕 공사중단으로 귀결됐다. 공사의 진행 상태를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긴밀하게 대처해야 할 부산시가 안이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그동안 부산시가 북항 재개발사업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업 주체가 부산항만공사(BPA)라는 이유로 뒷짐을 지고 남의 일 구경하듯 해왔다. 그러나 이 사업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부산시는 사업의 주체를 떠나서 뒷짐을 지고 구경할 처지가 아니다.

북항 재개발사업은 146년 금단의 땅이었던 이 역사적 공간을 온전하게 부산의 랜드마크로 되돌리는 대역사다. 특히 부산시가 유치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올인하고 있는 2030엑스포도 북항재개발지구 일원에서 열리도록 돼 있지 않은가. 사업주체가 누구인가를 제쳐놓고 부산시가 앞장서서 막힌 곳을 뚫고 굽은 것은 펴야 할 당사자다.

부산의 역대 시장들이 역점 시설들을 건설할 때 보여준 열정은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광안대교나 부산항대교 등 대규모 공사들이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다. 시정 최고 책임자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무사히 완공되고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10여 년 전 4대강사업 일환으로 낙동강변 삼락수변공원을 조성할 당시 시장은 한 달이 멀다 하고 현장을 찾았다. 그것도 공휴일에 공사 책임자를 대동하고 현장을 방문하는 데 시공사 오너가 그냥 소홀할 수 있겠는가. 시공에 그만큼 관심을 기울이고 부실한 곳은 없는지 더욱 꼼꼼하게 챙기게 된다.

그동안 북항재개발 사업이 무수한 고비와 난관을 거치는 과정에서 부산시장의 존재감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부산시장이 앞장서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독려를 하고 있다는 움직임도 없었다. 그러니 오페라하우스 공사가 중단되고 전체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이다.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공사 중단과 사업지연이 책임 있는 사람의 무관심과 안일 때문에 일어나서는 안 된다.

부산시장은 북항재개발 사업을 중점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앞으로 100년은 지속될 우리나라 관문의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일이 어찌 간단한 일이겠는가. 매일 점검표를 만들어 점검하고 독려해야 할 일이다. 오페라하우스 공사 중단은 단순한 공연장 하나 공사가 중단됐다는 이상의 숙제를 던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 사업을 어떻게 진행해왔는지를 다시 돌아보고 심기일전해야 할 시점이다.


북항재개발 사업은 앞으로도 지난한 역경과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오페라하우스 사업비도 확보해야 하고 2단계 사업도 조속하게 착수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하는 데 시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 벼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라듯 공사 현장도 최고 책임자의 관심과 노력으로 돌아간다. 최고 책임자가 관계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현장 종사자들을 격려한다면 그만큼 사업비도 줄어들고 공기도 짧아진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 이익은 결국 시민들의 몫이 아니겠는가.

정철원 협성종합건업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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