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던진 “최우선 후보”… 테슬라 한국공장 세우나

류정 기자 2022. 11. 2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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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내 상황 악화로 공장 분산 필요성… 일각선 “립서비스일 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화상 면담에서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테슬라 한국 공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30년 전 세계 12개 공장에서 200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는 테슬라가 실제 한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할 것”이라고 말한다. 테슬라가 그동안 중국 투자를 집중해 왔지만, 미·중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는 데다 세계적인 배터리 3사와 반도체 기업이 포진하고 있는 한국은 부품 공급망 확보에서 상당한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의 발언이 “한국에 대한 립서비스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 상하이에 연간 100만대 생산 공장이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독점 기업인 현대차그룹이 버티고 있는 곳에 굳이 공장을 지으려 하겠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주 52시간 규제와 강성 노조도 지독한 일벌레인 일론 머스크 CEO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글로벌 배터리 회사 포진… 우수 인력도

테슬라는 그동안 중국 상하이 공장 생산 능력을 100만대로 늘리면서 중국 투자를 집중해왔지만, 미·중 갈등 심화, 중국 코로나 봉쇄 조치에 따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생산 공장을 다른 아시아 지역으로 분산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생산에 의존했던 애플이 최근 인도나 베트남으로 생산 시설을 분산시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게다가 테슬라의 중국 판매가 급성장하자 중국 당국의 규제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지난 25일 중국 정부는 테슬라가 2013년부터 수입 판매한 차량 8만대를 소프트웨어 및 안전벨트 문제로 리콜한다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5일 중국에서 테슬라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사고로 2명이 숨진 뒤 나온 조치로, 업계에선 중국이 ‘테슬라 손보기’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포진해 있는 한국이 자연스럽게 유력한 투자처로 떠오르는 것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반도체)·LG전자(모터), 한온시스템(열관리시스템), HL만도(섀시·조향 등) 등 전기차 부품 공급망도 잘 갖춰져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부품 생태계가 전무하고 인도도 우리와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 미국·유럽·아세안·호주·남미 등 다수 국가와 FTA(자유무역협정)를 맺고 있다”며 “전기차 전환에 소극적이고 변화가 느린 일본보다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이 발달한 한국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도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 노조는 큰 걸림돌”

강성 노조와 경직된 규제 환경 탓에 테슬라가 한국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우선 최근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주당 100시간 일하지 않는 직원들을 가차 없이 해고한 일론 머스크가 주 52시간 근무제, 중대재해처벌법 등 경직된 노동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에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 GM이 한국에 공장을 운영하면서 해마다 파업을 경험하고, 한국GM 외국인 사장이 불법 파견 논란으로 재판받았던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테슬라 공장들은 극도의 자동화를 구현한 공장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기존 인력의 구조조정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최소 인력을 고용해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완성차와 다른 점이다.

현재 테슬라 생산 능력이 수요보다 많은 ‘오버 케파’(over capability)이고,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 당장은 추가 공장 건설에 나서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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