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 연속골 터지자 ‘감격의 눈물’…환호·탄식 오간 빗속 광화문 응원전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가나전이 펼쳐진 28일 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수천명의 시민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한목소리로 한국팀을 응원했다. 전반까지 2 대 0으로 끌려가다 후반전 들어가기 무섭게 조규성 선수의 연속골로 2 대 2 동점을 만들자 광화문광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전반 초반 한국팀이 연거푸 코너킥을 얻는 등 경기를 주도하자 시민들의 함성 소리가 커졌다. 한국 선수들이 상대 쪽 골대로 올라갈 때는 ‘대~한민국’ 구호를 외쳤고, 상대 패스를 차단할 때는 호루라기 소리와 박수 소리가 함께 터져나왔다.
전반 24분 가나의 첫 골이 터지자 광화문광장에 일순 적막이 흘렀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내 “대~한민국”을 외치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반 33분 가나가 두번째 득점에 성공하자 응원단에선 이전보다 커진 탄식과 함께 “제발”이라는 외침이 들렸다. 뒤돌아 응원구역 밖으로 나가는 시민도 일부 보였다. 전반전이 2 대 0으로 끝나자 자리를 뜨는 시민이 좀 더 늘었다.
전반 44분 정우영 선수의 슈팅 때 가장 큰 탄식이 나왔다. “아!” 하는 아쉬움 섞인 탄식과 함께 격려의 박수 소리가 들렸다. 전반 42분 손흥민 선수가 골을 잡고 가나 진영으로 몰고갈 때는 ‘손흥민’을 외치는 소리가 연신 들렸다. 후반전에 접어들어 조규성 선수가 13분, 15분 연거푸 골을 넣어 순식간에 2 대 2 동점을 만들자 광화문광장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일부 시민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이날 다섯 개로 나뉜 광화문광장 응원구역 중 3개 구역은 우의를 입은 시민들로 꽉 찼다. 빨강 우의를 두르거나 긴소매 위에 빨간 태극전사 유니폼을 입은 시민, 반짝이는 빨강 머리띠를 한 시민들이 보였다. 휴가를 내고 광장을 찾은 윤지효씨(31)는 “응원복을 입고 왔는데 우비를 입어야 해서 아쉽다”고 했다. 윤씨는 우비 안에 19번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한국팀이 조예선 1차전인 지난 24일 우루과이전에서 무승부로 선전한 것이 가나전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제주도에서 왔다는 한철훈군(18)은 “우루과이전은 집에서 봤는데, 한국이 너무 잘했기 때문에 친구들과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했다.
대학 입시를 마치고 온 고등학생들도 다수 보였다. 같은 학교 친구 4명과 광장을 찾은 동성고등학교 3학년 고기민군(18)은 “수능도 끝났고, 월드컵이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라 친구들과 즐기러 왔다. 아버지가 2002 한·일 월드컵 때 입으셨던 유니폼도 물려 입었다”고 했다.
거리응원을 주최한 붉은악마 측은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응원구역을 둘러싼 펜스 앞에 경광등을 들고 10보 간격으로 늘어선 안내요원들은 “보행길이기 때문에 멈추지 말고 계속 이동해달라”고 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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