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한 달…유족 “부끄럽습니다, 어른들이”

김우준 2022. 11. 2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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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들으셨듯이 후세에, 미래에, 그런 일이 또 없도록 하려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특별수사본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도 참사 경위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게 없고, 이른바 '윗선' 수사도 가시적인 성과가 안 보입니다.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고위 공직자도 전무한 가운데, 희생자 유족은 참담함을 넘어 "부끄럽다"는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김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수사에 성역은 없다, 경찰의 명운을 건다"

의지를 표명했던 특별수사본부는 지금까지 90여 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피의자는 17명.

대부분 '이태원을 관할'하는 기관들의 책임자, 혹은 실무자급입니다.

전 용산경찰서장, 용산구청장, 용산소방서장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임재/전 용산경찰서장/지난 21일 : "평생 가슴에, 정말 죄인의 심정으로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최성범/용산소방서장/지난 21일 : "(소방 대응 발령 2단계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단 조사에 응하겠습니다."]

특수본은 이들 주요 피의자를 중심으로 반복적인 소환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박희영/용산구청장/오늘/두번째 소환 : "(한 말씀만 해주십쇼.) ..."]

이번 주로 예고된 첫 구속영장 신청 대상도 이들 중에서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특수본의 강제수사는 여전히 '용산'이라는 관할에 묶여있는 모양새입니다.

더 '윗선'으로 올라가자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윤희근 경찰청장 등도 책임 규명 대상이 되는데, 특수본은 이달 초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아직까지 소환 조사는 없습니다.

행정안전부와 서울시도 한 차례 압수수색만 있었을 뿐, 인적 조사는 실무자나 중간 간부급에 국한되고 있습니다.

[고진영/소방노조 위원장/지난 14일 : "최고 책임자에 대한 어떤 진상규명이나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책임지겠다며 사퇴한 고위 공직자도 아직 전무합니다.

유가족의 심경은 분노에서 참담함으로, 이제는 허탈감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조미은/'이태원 참사 희생자' 故 이지한 씨 어머니 : "얼마나 더 드러나야 책임질 상황이 생기는 거죠. 어린 애들이 웃어요. 이것은 학급회의에서도 결정지을 수 있는 일 아닌가요? 부끄럽습니다. 어른들이 하는 일이."]

참사 경위에 대해선 3D 시뮬레이션 검증 등이 있었지만 특수본은 조사가 더 필요하다며 다음 달 중간 수사결과 발표 즈음 일부를 밝히겠다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 김경민/영상편집: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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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준 기자 (univers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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