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없을 겨울 월드컵"…대구서도 응원 열기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이번 월드컵은 인생에서 다시 없을 겨울 월드컵일 것 같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를 1시간 앞둔 28일 오후 9시. 응원전 대표 메뉴인 치킨이 다시 한번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 있는 뉴욕통닭 치킨집은 이날 오후 4시께 더 이상 후라이드 치킨은 주문받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은 찜닭 밖에 없다며 가나전을 앞둔 치킨집의 성업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한국과 우루과이전이 열린 지난 24일 일부 지역에선 치킨 주문이 급증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한동안 먹통이 되기도 했다.
심호교(26) 푸라닭 치킨집 사장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인 우루과이전이 열린 지난 24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꾸준하게 주문이 들어왔다"며 "당시 주문이 너무 많아 주문 앱을 잠갔다 열었다 반복하며 장사했었다"고 한 주 전 경기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했으면 좋겠다"며 "월드컵, 한 번 더 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서승모(29) BBQ 치킨집 사장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둔 아침 11시부터 예약주문이 많았다"며 "너무 분주한 나머지 장사 중 실수해 오후 8시부터 모든 주문을 안 받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실수 없이 마감까지 주문받을 예정이며, 이번 경기에선 지난 우루과이전과 달리 한국이 가나를 상대로 이겼으면 좋겠다"고 한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했다.
비슷한 시각 대구 중구 문화동.
부슬비 내리는 월요일 저녁의 대구 도심의 거리는 한산했다. 문화동의 한 거리에서는 축구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난 곳을 향하니 어둑한 골목 귀퉁이에 위치한 칵테일바가 붉은 빛을 내뿜고 있었다. 출입문에는 대한민국,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순서로 국기가 걸려 있었고 대형 빔프로젝터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카메룬 대 세르비아 경기를 보여줬다.
칵테일바 사장 표창용(37)씨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가게가 한산하다. 가게 장식은 한 달 전부터 준비해왔다"며 "만약 우리나라가 월드컵 4강에 진출한다면 오시는 손님마다 와인 1잔씩 돌리겠다"고 했다.
이른 저녁부터 경기를 보러 온 박재영(35)씨와 김원일(34)씨는 "이번 월드컵은 인생에서 다시없을 겨울 월드컵일 것 같다"며 "만약 우리나라가 월드컵 4강에 진출한다면 범어 네거리에 거리응원을 하러 뛰어나가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같은 시각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영화관.
시민들의 대표팀 응원은 대구지역 영화관에서도 계속됐다. 예상보다 비가 많이 내린 탓에 관람객들은 분주하게 영화관으로 하나둘 입장했다.
상영관 입구에 들어서자 직원들은 카타르 월드컵 생중계라고 적힌 붉은 티를 입고 손님들을 맞이했다. 영화관 측은 내부에 각각 안전요원 1명씩을 배치해 관람객의 돌발행동이나 예기치 못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예정이다.
손님맞이 준비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는 직원 손도권(26)씨는 "전체적으로 이번에도 낮은 관람객 수치지만 지난 우루과이전에 비하면 예약한 손님 수가 두 배로 올랐다"며 "비교적 높은 생동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입장 대기를 기다리던 황현석(26)씨는 "우루과이전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이 잘 싸워줬듯이 이번 경기도 꼭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남자친구의 떨리는 대답에 웃음을 짓던 김시아(26·여)씨는 "늦은 시간에 경기를 해서 고민하다가 대표팀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예약했다"며 "좋은 결과로 기분 좋게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CJ CGV 커뮤니케이션 팀에 따르면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은 대구지역 내 5개 극장 12개 상영관에서 중계될 예정이며 500석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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