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죽음의 E조… 축구의 신도 16강 갈 팀 모른다
월드컵 조별리그 승부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바로 ‘경우의 수’ 따지기다.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그게 여의치 않으면 타 팀 경기 결과에 팀 운명을 맡겨야 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 E조는 약팀이 강팀을 꺾는 이변이 연이어 일어나며 16강 진출 경쟁이 혼돈에 빠졌다. 네 팀 모두 최종전 결과에 따라 16강에 오를 수 있다. 스페인·일본·코스타리카는 최종전에서 이기면 자력으로 진출을 확정할 수 있고, 독일도 2골 이상을 넣으며 이기면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올라갈 가능성이 커진다. 대회 전 ‘죽음의 조’라고 평가된 것처럼 마지막에 모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분위기 급격히 나빠진 일본
일본은 1차전에서 독일을 2대1로 누른 기쁨도 잠시, 2차전에서 약체로 분류된 코스타리카에 0대1로 패해 분위기가 급격히 어두워졌다. 독일전 선발 선수 11명 중 5명을 바꾸고 코스타리카를 상대한 것이 패인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전혀 후회되지 않는다”며 “결과가 좋지 않았으니 교체도 안 좋았다고 보이겠지만, 코스타리카를 상대로도 집중력 있게 임했고 (선발 교체는) 이길 확률을 높이려고 시도했던 것”이라고 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3차전에서 결과를 내서 국민이 기뻐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최종전 두 경기는 1·2차전과 달리 승부 조작을 막기 위해 같은 시각에 열린다. 스페인과 일본, 코스타리카와 독일이 다음 달 2일 오전 4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NHK 등 주요 언론은 코스타리카전 패배 후 일제히 경우의 수를 정리해 보도했다.
일본은 스페인까지 꺾는 이변을 만들어야 자력으로 토너먼트행을 확정한다. 만약 스페인에 패하면 무조건 탈락하고, 비기면 코스타리카와 독일의 경기 결과에 따라 진출 여부가 정해진다. 일본은 강호 스페인을 상대로 무승부 전략을 구사하기도 곤란한 처지다. 일본이 비기고 독일이 이기면 두 팀이 승점 4로 동률을 이뤄 골 득실을 따져야 한다. 일본은 현재 독일에 1골 앞서 있어 독일이 만약 코스타리카에 2점 차 이상 승리를 거두면 일본이 밀리게 된다.
전력만 놓고 보면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7위 스페인이 24위 일본을 누르고, 11위 독일이 31위 코스타리카를 이기는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앞선 경기에서 독일이 일본에 패하고, 일본은 코스타리카에 지는 등 예상 밖의 결과가 최종전에도 이어지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기사회생 독일, 안심 못 하는 스페인
스페인은 16강 조기 확정은 놓쳤으나 아직 유리한 위치에 있다. 코스타리카와 벌인 1차전에서 무려 7골을 넣어 골 득실과 다득점에서 멀찍이 앞섰기 때문이다. 일본에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르지만 혹여나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될 수 있어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루이스 엔리케 스페인 감독은 독일과 비긴 뒤 “이길 기회를 놓쳤지만, 소위 ‘죽음의 조’ 1위에 있으므로 긍정적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일본과 비겨도 다음 라운드에 오르지만, 이기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조의 ‘언더도그’인 코스타리카는 골 득실에서 밀려 다른 팀과의 동률이 곧 탈락이나 다름없다. 루이스 페르난도 수아레스 코스타리카 감독은 “우리는 죽지 않고 여전히 살아 있다. 우린 아직 16강을 꿈꿀 수 있다”고 했다.
조 최하위 독일은 스페인과 1대1로 비기며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독일은 E조 네 팀 중 유일하게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없다. 한지 플릭 독일 감독은 “팀에 자신감이 더 필요하다”면서도 “스페인 상대로 나온 동점골이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에게 불을 붙이는 불꽃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독일 입장에선 스페인이 일본을 제압하기를 바라면서, 두 팀이 비길 경우에 대비해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최대한 골을 많이 넣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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