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만나는 웨일스 ‘베일의 꿈’은 계속될까…‘숙적’ 미·이란전 동시에

29일 밤 월드컵

64년 만에 월드컵에 나선 웨일스의 꿈은 조별리그에서 멈추나. 한때 세계 최고 선수로 평가받은 개러스 베일(33·로스앤젤레스 FC)의 생애 처음이자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도 이걸로 끝일까.

B조 최하위 웨일스가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조별리그 최종전에 임한다. 웨일스는 30일 오전 4시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잉글랜드와 맞붙는다.

웨일스는 1무1패, 승점 1점(골득실 -2)으로 조 4위다. 잉글랜드는 1승1무(승점 4점·골득실 +4)로 선두다. 잉글랜드는 비겨도 16강에 진출한다. 심지어 패해도 같은 조 이란(1승1패·승점 3점·골득실 -2)-미국(2무·승점 2점·골득실 0)전 결과에 따라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다. 반면 웨일스는 이겨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웨일스로서는 잉글랜드를 가능한 한 큰 점수차로 꺾고 이란-미국전이 무승부로 끝나야만 16강을 바랄 수 있다.

웨일스는 현재 공수에 걸쳐 답답하다. 웨일스가 조별리그 2경기에서 넣은 골은 베일의 PK 골이 유일하다. 간판 골키퍼 웨인 헤네시(35·A매치 108경기)는 이란전 퇴장으로 세컨드 골키퍼 대니 워드(A매치 27경기)가 골문을 지켜야 한다. 롭 페이지 웨일스 감독은 “16강 진출 여부는 우리 손을 떠났다”고 말했다.

잉글랜드는 다소 여유가 있다. 그래도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잉글랜드는 조 선두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게 좋다. B조 선두는 16강에서 A조 2위와 만난다. 현재 A조 1위는 네덜란드가 유력하고 2위는 에콰도르와 세네갈 중 하나가 될 공산이 크다. 2018년 독일 월드컵 득점왕 해리 케인(토트넘)이 부진한 게 마음에 걸린다.

동시에 열리는 또 다른 3차전에서는 미국이 이란을 이기지 못하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 반면 이란은 비겨도 16강 가능성은 있지만 이기면 조별리그 통과를 자력으로 확정한다. 카타르에서도 양국 관계는 껄끄럽다. 미국 축구대표팀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이란 국기에서 국기 중앙에 있는 이슬람 공화국 엠블럼을 삭제하자 이란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스포츠 베팅업체들은 미국, 이란 중 어느 한쪽 손을 확실히 들지는 못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