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릴 조롱했나” 캐나다 4 대 1 대파 선봉…‘크로아티아 영웅’으로 뜬 크라마리치
캐나다 감독 F자 속어 쓰며 도발
전설 수케르 잇는 간판 공격수
동점골에 쐐기골…‘통쾌한 복수’
“우리에게 동기부여 해줘 고맙다”
크로아티아 공격수 안드레이 크라마리치(31·호펜하임)는 28일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캐나다전에서 2골을 몰아친 뒤 이렇게 말했다.
“크로아티아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준 캐나다 감독이 고맙다.”
캐나다 존 허드먼 감독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벨기에에 0-1로 패한 뒤 다음 상대 크로아티아를 향해 ‘F’자가 들어가는 속어를 이용해 도발했다. 크로아티아를 꺾겠다는 발언을 성교를 의미하는 단어를 써서 표현한 것(We gonna go and ‘F’ Croatia, we’re going to go and eff Croatia)이다. 크로아티아 타블로이드 신문 ‘24사타’는 지난 25일 1면에 캐나다 국기를 상징하는 단풍 잎으로 허드먼 감독 입과 국소 부위만 가린 나체 사진을 게재해 비난했다. “당신은 입은 있지만 고환도 있는가”는 조롱조 제목이 함께 달렸다.
캐나다는 이날 크로아티아에 1-4로 대패했고 개최국 카타르에 이어 두 번째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크라마리치는 “누가 누구를 F(who F’d whom)했는지 크로아티아가 보였다”고 말했다. 크로아티아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은 “우리 팀은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고 점잖게 답했다.
크라마리치는 전반 1-1 동점골, 후반 3-1 쐐기포를 터뜨렸다. 동점골에 대해 언론들은 “경기 시작 67초 만에 월드컵 사상 첫 골을 넣으면서 한껏 부푼 캐나다 거품을 확 꺼뜨리는 골”이라고 표현했다. 캐나다는 전반 2골, 후반 2골 등 내리 4골을 허용했다.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은 캐나다는 월드컵 본선 5연패 수모를 겪었다.
크라마리치는 활동 영역이 넓고 오프사이드를 잘 뚫는 공격수다. 볼이 오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수비 뒤쪽을 파고들어 공간을 만들고 상대를 휘젓는 스타일이다. 그는 크로아티아 명문구단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유스 득점왕에 올랐고 17세에 프로 데뷔를 했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 등을 거치면서 191차례 프로경기에 출전해 86골을 넣었다.
연령대별 크로아티아 대표로 22골(53경기)을 터뜨린 크라마리치는 유로2016, 유로2020,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카타르 월드컵까지 4차례 메이저대회에서 국가를 대표하고 있다. A매치 골은 22골(76경기)이다. 크로아티아 대표 역대 최다골을 넣은 다보르 수케르(69경기 45골)에 버금가는 ‘치명적인’ 공격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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