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단체들, 제주도민 희생 막은 군인 2명 진혼제 봉행
고 문상길 중위·손선호 하사 추모
4·3 당시 무고한 제주도민에 대한 무력진압을 막기 위해 상관을 암살한 고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 하사를 추모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4·3도민연대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통일청년회는 지난 26일 경기 고양시 망월산 인근에서 문 중위, 손 하사를 위한 진혼제를 봉행했다고 28일 밝혔다.
진혼제가 이뤄진 지역은 문 중위와 손 하사의 사형이 집행된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문 중위와 손 하사 등은 제주4·3 봉기 두 달 뒤인 1948년 6월18일 새벽 제11연대장 박진경 대령을 소총으로 쏘아 암살했다.
이들은 체포 후 박 연대장을 암살한 이유에 대해 도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하고 희생시키는 무모한 토벌전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손 하사는 당시 법정에서 “(박 연대장은) 3000만을 위해서는 30만 제주도민을 다 희생시켜도 좋다, 민족상잔은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실제 행동에 있어 무고한 양민을 압박하고 학살하게 한 박 대령은 확실히 반민족적이다. 동포를 구하고 성스러운 우리 국방경비대를 건설하기 위해 박 대령을 희생시키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결국 사형을 선고받고 1948년 9월23일 총살형으로 생을 마감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추도사를 통해 “문상길 중위는 ‘우리가 군인으로서 자기 직속상관을 살해하고 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죽음을 결심하고 행동한 것이다’라는 최후 진술을 남겼다”며 “20대 청춘, 목숨값을 내놓고 먼저 써 내려간 시대를 향한 그 뜻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전국 순례단은 앞서 25일에는 경북 안동에 위치한 문 중위의 생가터 등도 방문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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