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치킨 가맹점 “고무장갑·휴지도 본사 것만 쓰세요”
서울시, 필수품 조정 요청
커피·치킨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휴지·고무장갑·빨대 등 시중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물품도 반드시 본사 용품을 사용하라고 지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지난 7~9월 시내에서 40개 이상 가맹점을 운영 중인 치킨·커피 가맹본사를 조사한 결과, 대상 업체 30곳 중 29곳이 일회용품과 일반 공산품 등까지도 부적절하게 필수품목에 포함했다고 28일 밝혔다.
필수품목은 가맹점이 본부 혹은 본부 지정 업체에서 반드시 사야 하는 품목이다. 음식과 음료의 맛에 영향을 미치는 필수적인 주재료를 통일해 모든 매장에서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고무장갑과 빨대, 물티슈, 냉장고, 오븐 등 판매 제품의 품질과 관련이 없는 소모품도 포함된 경우가 많다. 더 싸게 조달할 방법이 있어도 가맹점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본부 용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A커피 프랜차이즈는 필수품목 50여종에 고무장갑과 휴지통 등을 포함했다. 휴지와 젓가락 등 일회용품이나 행주, 진동벨과 같은 일반 공산품을 필수품목에 포함한 곳도 있다.
서울시는 가맹점의 품질 관리에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품목에 대해 필수품목을 지정 제외하라고 요청했고, 21개 본부에서 ‘필수’ 대신 ‘권유’ 등으로 바꾸거나 아예 이를 삭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맹점주가 해당 물품을 시중에서 구매했다는 이유만으로 가맹계약 해지 등을 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커피와 치킨 이외에도 피자, 햄버거, 떡볶이 등 외식업종 가맹점 500곳에 대해 연말까지 현장 실태를 조사할 예정이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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