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양양 헬기 추락, 47년 사용에 탑승인원도 관리 안 됐다니
지난 27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에서 산불 예방을 위한 계도 비행을 하던 헬기가 추락해 탑승자 5명 전원이 사망했다. 헬기에는 기장(71)과 정비사(54), 주유 담당 부정비사(25), 그리고 50대 여성 2명이 타고 있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경찰 등은 28일 기체 결함과 정비 불량, 조종 미숙, 악천후 비행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아직 예단할 단계는 아니지만, 사고에서 몇가지 눈에 띄는 게 있다. 우선 사고 헬기는 1975년에 제작된 미국 시코르스키사의 중형 기종으로, 속초시·고성군·양양군이 민간 업체로부터 공동 임차해 운용하고 있었다. 업체는 사고 헬기가 안전성 검사를 통과하고 부품도 제때 교체해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제작된 지 47년이나 지난 노후 기종이라, 그동안 성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기체 노후에 정비 불량 등이 겹치면서 사고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이륙 당시 기장은 양양공항 항공정보실에 탑승 인원을 2명이라고 보고했는데, 실제로는 3명이 추가로 탑승했다. 비록 그 자체로 탑승 인원을 넘긴 것은 아니지만, 관제 당국이 정확한 탑승 인원을 모른 채 헬기가 운항된 것은 말이 안 된다. 평소에도 지인을 태우고 다닌 게 아닌지 의심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3년 이후 현재까지 발생한 민간 헬기 사고는 총 12건이고, 이 중 8건이 사망사고로 총 10명이 사망했다. 너무나 많은 헬기 사고들이 일어나 인명이 손상되고 있다. 특히 사고들이 주로 산불진화나 화물 인양 작업 중 발생하고 있음에 주목하면, 지자체가 운용하는 임차 헬기에 대한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
정부는 지난 8월 헬기 안전 대책 TF를 구성해 헬기 사망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조종사 훈련 요건과 자격 제도도 강화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 드러났듯, 노후 헬기가 기령(비행기 사용 연수) 제한 없이 운항되는 현실이 위험스러워 보인다. 지자체 임차 헬기 72대의 평균 기령이 35년이고, 그중 40%에 달하는 29대가 40년 이상 운용되고 있다. 회전익으로 불리는 헬기는 고정익(보통 비행기)에 비해 안전성이 떨어진다. 노후 기종 사용에 분명한 제한을 두고, 조종사들의 기량도 엄격히 따지는 등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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