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태원 참사 한 달, 책임지는 사람도 진상규명도 없었다

기자 입력 2022. 11. 2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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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윤희근 경찰청장. 연합뉴스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벌어진 지 29일로 한 달을 맞았다. 서울 한복판에서 시민 158명이 압사한 전대미문의 참사로 국민들은 큰 충격과 슬픔을 느꼈다. 더구나 이 참사는 정부가 제대로만 대응했으면 막을 수 있는 인재임이 드러나 지금껏 책임론이 일고 있다. 세월호 참사 때처럼 시민들이 국가의 역할과 존재를 묻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애써 응답을 회피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참사 1주일 뒤에야 회의를 주재하면서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한 달이 넘도록 중앙·지방 정부의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고, 진상규명도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슬프고도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시민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것은 사퇴했어야 할 책임자들이 여전히 전면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석고대죄하고 물러나도 모자랄 인사들이 생존권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을 향해 ‘무관용 강경 대응’ 운운하는 모습이야말로 이태원 참사를 대하는 현 정부의 진면목이다. 내각은 물론 대통령실에서도 참사 대응 책임을 진다며 물러난 사람이 없다. 국민의힘은 국회 국정조사에 합의했지만, 진상 규명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참으로 무책임한 정부·여당이 아닐 수 없다.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 역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껏 기소는커녕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람조차 없다. 윗선은 놔두고, 용산경찰서·용산소방서·이태원역 등 만만한 현장 공무원 등만 집중 수사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참사 현장에서 구조를 지휘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수본은 진작에 수사를 했어야 할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감찰자료를 이날에야 넘겨받았다고 했다. 한 달 동안 무엇을 수사했다는 것인지,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로 무엇을 밝힐 수 있다는 것인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여권은 유족들이 요구한 이상민 장관 파면을 시작으로 본격 수습에 나서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30일 발의하고 내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해임건의안이 통과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 이 장관을 감쌀수록 사태 수습 의지는 의심받고, 여론은 악화될 것이다. 내달 시작되는 국회 국정조사에서 여야는 성역 없는 조사로 참사의 실체적 진실과 책임소재를 가려야 한다.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예산·법이 뒷받침된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더불어민주당도 국정조사를 정쟁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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