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공안의 언론에 대한 폭거를 규탄한다

2022. 11. 2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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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시진핑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BBC 기자가 중국 공안에 수갑이 채워진 채 연행된 후 집단구타를 당했다고 한다. 언론 자유를 물리력으로 짓밟는 만행이라는 점에서 규탄 받아 마땅하다. 사실 중국은 언론 폭력 상습범이다. 2017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런 일이 있었다. 대통령 행사현장 근처에서 정상적인 취재를 수행하던 국내 카메라 기자를 보안요원들이 막무가내로 구타하고, 얼굴을 구둣발로 걷어차는 야만적 폭력을 서슴지 않은 바 있다.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오는 폭력 집단과 같은 중국의 민낯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지난달 영국 주재 영사관 앞에서 반시진핑 시위를 하던 홍콩 출신 남성도 중국 영사관 직원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현지 경찰과 언론이 지켜보는데도 그랬다. 글로벌 스탠더드와는 거리가 먼 언론후진국의 민낯이다.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국가라면 이럴 수 없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중국의 반언론 전체주의적 행태는 언론의 자유 정도를 보여주는 수치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언론지수평가 순위를 보면 올해 북한이 180위로 꼴찌였고, 중국도 176위로 최악의 언론탄압국가라는 불명예를 안은 바 있다. 그런데 수오지심조차 없이 지난 3년간 이어진 폭압적인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에 대한 중국 인민들의 분노가 반시진핑 시위로 옮겨붙고 있는 걸 감추려 취재를 막고 폭력을 행사하니 개탄스럽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분노가 더 커질까 두려워 중국 관영 CCTV가 카타르 월드컵에서 노마스크로 응원하는 관중 영상을 아예 빼버린 건 한심한 수준이다.

시진핑 정권이 폭력과 무력으로 무한정 '자유'를 구속하고 묶어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커다란 착각이다. 당장은 폭력으로 시위대 입과 시위 관련 뉴스 취재를 틀어막을 수 있겠지만 영원히 진실을 감출 순 없다. 언론탄압의 수위를 높이고 표현의 자유를 막으려고 하면 할수록 "시진핑은 물러나라"는 목소리는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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