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32년 달 착륙 도전장, 대전이 중추적 역할을

미래 우주 경제 로드맵 발표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 선포식'을 갖고 달과 화성 탐사를 비롯 2045년까지의 우리나라 우주 정책의 방향을 제시했다. 향후 5년 내 달 탐사용 독자 발사체 엔진을 개발하고, 2032년 달 착륙과 자원 채굴 시작, 광복 100주년인 2045년 화성 착륙을 골자로 하는 로드맵을 발표한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달·화성 탐사, 우주기술 강국 도약, 우주산업 육성, 우주인재 양성, 우주안보 실현, 국제공조의 주도 등 6대 정책방향과 지원방안도 밝혔다.

한마디로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에 걸맞은 시의적절하고 도전적인 발표가 아닐 수 없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한 우리나라가 이번에 보다 분명한 목표와 실천 과제를 제시함으로써 말로만 7대 우주강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 가고 있다. 로드맵이 착오 없이 진행된다면 우리 기술로 만든 우주선이 10년 후에는 달에 착륙하고, 23년 후에는 화성까지 정복할 수 있게 된다. 윤 대통령이 밝힌 대로 우주 강국을 향한 꿈은 먼 미래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과 청년들이 가질 기회이자 희망이 될 수 있다.

대통령이 직접 국가우주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우주경제 시대를 준비하고, 우주항공청을 설립해 전문가 중심,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하기로 한 점도 의미 있게 와닿는다. 정부는 이달 중 우주항공청 설립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개청 준비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 다만 우주항공청의 위치를 이번에 발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대전 입장에서는 개운치 않다. 경남 사천을 중심으로 전국 여러 곳에 센터를 두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돌기도 한다.

대전은 항우연 등 14개 연구기관, 카이스트 등 3개 대학, 쎄트렉아이 등 69개 우주관련 기업이 위치해 있다. 전남, 경남과 함께 우주산업클러스터 3각 체제에 포함됐고, 우주시험장비 구축을 위한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산·학·연·관 전문가로 구성된 '대전 뉴스페이스 발전협회의'를 출범시켜 주목을 받았다. 우주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만한 적지로 대전 만한 곳도 없다는 얘기다. 정부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우주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대전의 역할을 절대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