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재고 일주일만에 바닥… "피해보상 어디서 받나"

김남석 2022. 11. 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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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의 파업 여파가 전국의 건설 현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은 재개 한 달만에 또 멈췄다.

둔촌주공 시공사인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화물차가 없으면 현장에 바로 지장이 생겨 화물연대의 볼모일 수밖에 없다"며 "이미 앞선 공사 중단으로 한시가 급한 상황인데, 대체 이 손해에 대한 피해보상은 어디서 받을 수 있는건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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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 닷새째인 28일 국토교통부는 화물연대 파업 위기경보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올렸다. 사진은 이날 레미콘 타설이 중단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박동욱기자 fufus@

"출근 인원이 평소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백대의 차량이 드나들어야 하는데 지금은 거의 멈춘 것과 다름 없다."(둔촌 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공사현장 출입 관리자 A씨)

화물연대의 파업 여파가 전국의 건설 현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은 재개 한 달만에 또 멈췄다. 레미콘 차량이 쉴새없이 드나들던 현장 출입구의 차량 출입 관리자는 경광봉을 내려놓은 채 서 있었다.

28일 찾은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은 우중충한 날씨가 겹치며 음산한 기운까지 맴돌았다. 현장 직원들의 차량이 끝없이 늘어서 있던 주차장도 텅 비어 있었다. 1만2000세대의 아파트를 짓는 만큼 수천명의 근로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던 현장은 고요만이 맴돌았다. 화물연대의 운송 파업으로 레미콘이 없으니 더 이상 층수를 올릴 수 없고, 높은 층에 자재를 옮겨주던 타워크레인도 할 일을 잃었다.

현장 관계자는 "타설이 진행 중인 현장에 레미콘이 오질 않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철근은 미리 쌓아놓을 수라도 있는데 공장에서 받아와 바로 부어야 하는 레미콘은 그마저도 안된다"고 토로했다. 또 "이번 주까지는 기존에 확보한 자재로 이미 올라간 층의 내부 마감 작업을 어느정도 진행하겠지만, 이것까지 마무리되면 다음 주부터는 현장이 완전히 멈춰서고 결국 공기가 늘어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이 다시 움직이는 방법은 파업이 끝나는 것밖에 없다. 건설사와 조합, 근로자 모두 기약없는 기다림 속에 레미콘차가 다시 와주기만을 바라고 있는 상태다. 파업 5일째인 이날 첫 노정교섭이 진행됐지만, 안전운임제를 둘러싼 양 측의 입장차가 확고해 사태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원자잿값 상승에 이어 올해 채권시장 위기, 부동산 시장 침체, 미분양 증가 등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건설업계는 이중, 삼중고에 빠졌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발생할 수 있는 공기 연장과 이에 따른 지연보상금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유진기업의 수도권 레미콘 공장 17곳과 삼표의 전국 17개 공장이 모두 가동을 멈췄다. 화물연대 파업 전부터 시멘트 재고 확보를 위해 노력했지만 1주도 채 안돼 동이 났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하루 출고 예정 물량 20만t 중 실제 출하량은 1만t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화물연대 조합원과 상당수의 비조합원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송자들도 운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주요 시멘트 공장 출입구에 텐트를 치고 대기하며 출하를 막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둔촌주공과 반포 원베일리 등 타설 공정이 필요한 서울 대부분의 건설 현장이 대체공정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전국 레미콘 타설이 필요한 현장 중 259개 현장이 멈춰섰다. 둔촌주공 시공사인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화물차가 없으면 현장에 바로 지장이 생겨 화물연대의 볼모일 수밖에 없다"며 "이미 앞선 공사 중단으로 한시가 급한 상황인데, 대체 이 손해에 대한 피해보상은 어디서 받을 수 있는건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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