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시진핑 물러나라" 中 주요 도시서 `코로나 봉쇄 반대` 시위 잇따라

박영서 2022. 11. 2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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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새벽 베이징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우루무치 화재 참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상하이·베이징·우루무치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 봉쇄 반대' 시위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습니다. 3년 가까이 이어진 중국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 제로' 방역에 민심이 폭발한 것이죠. 시위는 정권 퇴진 운동으로 번지는 조짐이라 귀추가 주목됩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동시다발 시위는 지난 24일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에서 아파트 화재로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친 사고가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해당 아파트의 봉쇄를 위한 설치물들이 신속한 진화를 방해하면서 피해가 컸다는 주장이 퍼져나갔습니다. 특히 일부 주택 현관문을 열지 못하도록 당국이 바깥에서 쇠사슬로 묶어놓았던 상황을 거론하면서 "이 때문에 주민들이 제때 대피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화재 다음날인 25일에는 우루무치 주민들이 현지 정부청사 앞에서 "봉쇄를 해제하라"고 외치며 가두 행진을 하는 영상이 SNS에 올라왔습니다. 한 위구르족 주민은 "시위 영상 속 주민은 대부분 한족이었다"며 "한족들은 자신들이 봉쇄에 대해 항의해도 처벌받지 않을 것임을 안다. 그러나 우리 위구르족들이 그런 일을 하면 감옥에 가거나 강제수용소로 끌려갈 것이다. 그것이 두려워 위구르족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도 거리로 나서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우루무치는 지난 8월부터 봉쇄 상태입니다.

우루무치 사태는 상하이로 확산됐습니다. 27일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서는 수백명이 거리로 몰려 나와 우루무치 참사에 항의하며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상하이 우루무치중루는 위구르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입니다. 시위대는 "우루무치 봉쇄를 해제하라, 중국의 모든 봉쇄를 해제하라"고 외쳤습니다. 어떤 이는 "중국공산당은 물러나라, 시진핑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목격자에 따르면 처음에는 평화적이었던 시위는 갈수록 폭력적으로 변했고 수백명의 경찰이 시위대를 에워싸며 진압을 했다고 합니다. 영국 BBC 기자가 시위 취재 도중 수갑에 채워진 채 연행되기도 했습니다.

수도 베이징에서도 같은 날 주민들이 방역 조치에 집단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 따르면 베이징 차오양구 일부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아파트 단지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주민들은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약 1시간 동안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집단행동을 벌였습니다.

베이징 주민들이 방역 정책에 집단으로 항의를 하는 모습은 보기 드문 일입니다. 3년 가까이 참았던 주민들의 인내심이 폭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최고 명문 베이징대와 칭화대에서도 우루무치 희생자 추모와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칭화대에선 2000여명의 학생이 모여 '방역 완화'와 '언론 자유'를 외쳤다고 합니다. 베이징대는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곳이라 당국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곳이죠. 칭화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입니다. 다른 중국내 50여 개 대학에서도 시위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우한, 청두, 난징, 광저우 등 다른 지역에서도 시위가 벌어진 현장을 담았다고 밝힌 영상이 SNS에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중국 관영매체들은 시위 소식을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위 소식은 소셜미디어와 외신을 통해 퍼지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시위대가 시 주석의 사임까지 요구하고 있다"면서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시 주석에겐 확실히 당혹스러운 상황입니다.

현재 중국에선 코로나19가 재확산중입니다. 27일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4만52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4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2700여명 수준이었지만 나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고강도 봉쇄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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