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훈련하며 멘털 관리... 日 잡은 코스타리카의 ‘전담 심리학자’
2022 카타르 월드컵 E조에서 최약체라고 평가 받았던 코스타리카는 지난 24일 스페인과의 1차전에서 7대0으로 대패했다. 스페인의 막강한 공격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코스타리카가 일본과 독일을 상대로 선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코스타리카는 27일 일본과의 2차전에서 탄탄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 한 방으로 승리했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3차전에서 독일을 잡는다면 16강 진출도 가능한 상황이다.
1차전에서 7점이나 내주고 대패하면 남은 경기에서 의욕을 상실하기 쉽다. 그러나 코스타리카는 집중력을 유지하며 월드컵에서의 경쟁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그 뒤에는 대표팀 전담 심리학자의 도움이 컸다. 28일 FIFA(국제축구연맹)에 따르면 코스타리카 대표팀은 지난해 6월 루이스 페르난도 수아레스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 전담 심리학자를 두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도 동행해 1차전에서 패한 선수들이 마음을 다잡고 2차전에서 승리를 챙기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펠리페 카마초라는 이름의 이 심리학자는 선수들과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일반적인 심리 상담이 아니라 훈련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뛰며 반응 속도, 집중력, 기억력, 감정 조절 등에 대한 훈련을 도왔다. 또, 월드컵 이전부터 세계 정상과는 거리가 먼 코스타리카 선수들에게 “우리의 목표는 월드컵 우승”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비현실적인 말이라는 비판도 있었으나, 카마초는 “책임은 내가 진다. 신경 과학에 따르면, 분명한 목표가 없으면 성과가 악화된다”고 말했다.
코스타리카 대표팀 선수 프란시스코 칼보는 “카마초는 월드컵 기간 뿐만 아니라 오래 전부터 우리 팀의 일부였다”라며 “멘털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돌봐주는 훌륭한 심리학자”라고 말했다. 셀소 보르헤스는 “월드컵 1차전에서 7대0으로 패한 팀이 마음을 다잡고 2차전을 이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스페인전 한 경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는 오랫동안 이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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