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구한 무명의 스트라이커 퓔크루크

이정호 기자 2022. 11. 2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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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클라스 퓔크루크. 로이터연합뉴스

A대표팀에 데뷔한 12일차 ‘늦깎이 스타’ 니클라스 퓔크루크(29·베르더 브레멘)가 독일 ‘전차 군단’을 벼랑 끝에서 구했다.

퓔크루크는 28일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스페인과의 2차전에서 팀이 0-1로 끌려다니던 후반 막판 극적인 동점 골을 넣었다. 후반 28분 자말 무시알라가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를 놓치며 불안감이 커진 상황. 후반 38분 레로이 자네가 절묘하게 밀어준 침투 패스를 페널티 지역 안쪽에서 무시알라가 한 번에 컨트롤 하지 못하면서 길게 흘렀다. 이때 반대편에서 뛰어든 퓔크루크가 오른발 강슛으로 선방을 이어가던 스페인 골키퍼 우나이 시몬을 뚫어냈다.

경기는 1-1로 끝났고,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일본에 1-2 졌던 독일은 16강행의 큰 고비를 넘겼다. 3차전 코스타리카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도 가능하다.

퓔크뤼크는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독일 대표팀에서 거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선수다. 브레멘 유스 출신으로 2015~2016시즌 뉘른베르크(당시 2부)에서 14골, 2017~2018시즌 하노버96 소속으로 14골을 넣으며 반짝했던 시기도 있었으나, 고질적인 무릎 부상 등으로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거의 서른 살까지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그의 커리어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 시즌부터였다. 2019년 친정팀 브레멘에 복귀한 그는 지난 시즌 2부 분데스리가에서 19골을 터뜨려 팀의 1부 복귀에 앞장섰다. 2022~2023시즌에도 분데스리가에서 14경기 10골을 기록하며 한지 플리크 대표팀 감독에게 어필했다.

퓔크뤼크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29세 280일의 나이로 처음 독일을 대표할 기회를 잡았다. 티모 베르너(라이프치히)가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극적으로 월드컵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에겐 꿈같은 시간이 이어진다. 월드컵 출전에 앞서 가진 지난 16일 오만과의 평가전에서 교체로 A매치에 데뷔했고, 골까지 넣었다. 외신에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뛴 마르틴 막스(33세 253일) 이후 독일 대표팀에서 나온 최고령 A매치 데뷔라고 소개했다. 일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는 후반 교체 출전으로 11분을 뛰면서 첫 월드컵 무대를 밟았고, 스페인전에서는 교체로 20분을 뛰며 팀을 구하는 득점까지 기록했다.

퓔크루크는 “우리는 이 경기를 꼭 가져오고 싶었다”며 “마지막 경기를 좋은 느낌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됐고,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승리를 다짐했다.

이번 독일 대표팀은 확실한 최전방 자원 부재가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된다. 카이 하베르츠(첼시)나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는 모두 전문 스트라이커가 아니다. 축구 전문 매체들은 “퓔크루크가 (자신을 기용할 수밖에 없는)강력한 사례를 만들었다”며 16강이 걸린 코스타리카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선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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