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리포트] "좋은 주식을 싸게 사라"… 워런 버핏도 줍줍한 톱픽株
점유율 53%… 이달 32% 상승
버크셔, 3분기에 6.7조원 매수
"모멘텀 충분… 저가 매수 기회"
애널리스트 목표가 96달러 제시
글로벌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티커 TSM)는 대만 기업이지만, 미국예탁증권(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를 통해 뉴욕거래소에도 상장돼 있다.
ADR은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 설립된 기업이 발행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증권이다.
'가치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3분기 TSMC(ADR)를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 가량 매수했다는 소식에 지난 15일(현지시간) TSMC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0.52% 급등하기도 했다.
시장이 워런 버핏이 반도체 업황 회복에 베팅해 TSMC를 매수한 것으로 해석하면서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투자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TSMC ADR을 6000만주 이상 보유 중이다.
이에 따라 버크셔 해서웨이의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TSMC 비중은 단숨에 10위(1.39%)로 올랐다.
◇'차이나 런'이 기회?= 장기 성장성이 있고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에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실천하고 있는 워런 버핏이 투자 종목으로 꼽았다는 것만으로도 TSMC를 눈여겨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버핏이 매수하기 전 TSMC 주가는 고점 대비 50% 이상 빠진 상태였다. '좋은 주식을 싸게 사라'는 버핏의 가치투자 원칙과도 일치한다. 연초 이후 현재(25일 종가 기준)까지 하락율도 36% 이상이다.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올해 반도체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데다가 최근 시진핑 중국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금이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 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이다.
월가에선 낙관적 전망을 제시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TSMC의 주가는 올들어 빠른 시장 조정 후 저평가 돼 있다"며 "우리는 TSMC를 '톱픽(최선호주)' 종목으로 꼽으며 지금이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또 "반도체 사이클 회복 시기를 2023년 2분기쯤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로 진입하면 관련 종목들 주가는 하락한 폭보다 더 큰 상승 그래프를 그리게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여전한 성장 가능성 기대= 반도체는 크게 데이터 저장을 목적으로 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연산·제어 등 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로 나뉜다.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다시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 위탁생산을 하는 파운드리(Foundry), 설계와 생산을 모두 책임지는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 분류할 수 있다.
TSMC는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팹리스 업체의 반도체 설계 디자인을 위탁받아 실제로 생산하는 역할을 하는 순수 파운드리 업체로,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포지셔닝을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안심하고 생산을 맡길 수 있는 전략을 취한 셈이다.
2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3.4%로 독점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다. 2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6.5%에 불과하다. 지난 3분기 실적과 4분기 가이던스도 모두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전 세계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고 있지만 파운드리 공급량은 여전히 수요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매출 6131억4200만 대만달러(약 27조 5178억원), 영업이익 3103억2400만 대만달러(13조 9273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9% 올랐고 영업이익은 81.5%나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은 예상치였던 47~49%를 웃도는 50.6%를 기록했다.
생산 공장 다각화를 통한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다. 일본에 70억달러 규모의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고, 유럽 내 공장 설립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애리조나주에는 120억달러(약 17조원)를 투입해 건설 중인 피닉스 공장 외 두 번째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는 최근 "3나노미터 칩 제조공장은 5나노미터 칩 공장과 같은 애리조나에 위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32.19% 상승하며 S&P500 지수의 상승률(6.23%)을 훌쩍 웃돌았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TSMC의 가격 협상력과 이익 가시성은 여전히 차별화돼 있다"며 "현재 주가수익비율(PER) 10배로 과거 20년 저점 수준에 거래 중이라 밸류에이션 매력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의 중국 반도체 제재는 향후 업계 전반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투자정보업체 잭스에쿼티리서치는 "4분기엔 작년동기 대비 28.96% 증가한 202억9000만달러의 순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TSMC에 투자의견을 낸 글로벌 애널리스트 10명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평균 96.67달러다. 현주가(81.40달러)보다 18% 높은 수준이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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