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日 수제 콜라 시장 개척한 ‘이요시 콜라’ 창업자 고바야시 콜라 | “작명도 ‘콜라’…2028년 ‘코카콜라·펩시·이요시’로 불리는 게 목표”

오윤희 기자 2022. 11. 2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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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야시 콜라 ‘이요시 콜라’ 창업자홋카이도대 농대, 도쿄대 농대 석사,전 광고 회사 ADK 영업사원 사진 이요시 콜라

최근 일본 식음료 업계에선 ‘크래프트(craft) 콜라 붐(boom)’이라고 불릴 정도로 수제 콜라 인기가 뜨겁다. 일본 커피 업체 칼디 커피 팜(Kaldi Coffee Farm)과 고급 식료품 프랜차이즈 세이조이시이(成城石井)는 지난해 자체 수제 콜라 제품을 선보였다. 고치(高知) 지역 감귤을 소재로 만든 ‘사와치나(皿鉢)’, 홋카이도(北海道) 설탕이 들어간 ‘해질녘 콜라’ 등 지역 명물 식자재를 사용한 수제 콜라도 각 지역에서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작년엔 대표적인 기성 콜라 브랜드인 펩시가 일본에서 수제 콜라를 출시하기까지 했다. 최근 경제지 닛케이 역시 내년도에도 유행할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크래프트 콜라를 꼽았다.

이 같은 크래프트 콜라 열풍을 선도한 것이 2018년 탄생한 크래프트 콜라 브랜드 ‘이요시(伊良) 콜라’다. 이요시 콜라의 창업자 고바야시(小林) 콜라는 본래 이름(陸英·타카히데)까지도 ‘콜라’로 바꿨을 정도로 콜라에 진심인 인물이다. 일본 미디어에서 ‘크래프트 콜라 창시자’라 불리는 고바야시 창업자를 11월 11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그는 “코카콜라, 펩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도쿄 시모오치아이 이요시 콜라 매장. 사진 이요시 콜라

우선 크래프트 콜라의 정의가 뭔가.
“두 가지다. 첫째, 천연 재료로만 만들 것. 둘째, 만드는 사람의 장인정신이 들어갈 것.”

크래프트 콜라를 만들게 된 계기는.
“원래부터 콜라 마니아였는데, 우연히 온라인에서 100여 년 전 만들어진 콜라의 오리지널 레시피라는 걸 발견했다. 처음엔 취미로 시작해서 2년 반 동안 콜라 맛을 내려고 실험을 계속했다. 그러다 친구와 회사 동료들이 ‘맛있는데 팔아보지’라고 권해서 주말에 푸드 트럭을 몰고 직접 만든 콜라를 팔기 시작했다.” 

개발에 제일 어려운 점은 뭐였나.
“천연 재료만 사용해 콜라 맛을 내는 거였다. 이요시 콜라는 레몬, 라임, 계피, 과일, 향신료 등이 주재료인데, 이런 천연의 조합으로 콜라 맛을 재현하는 게 제일 까다로웠다.”

처음엔 평일에 광고 회사에 다니고, 주말에 푸드 트럭에서 콜라를 팔았다. 둘을 병행하기가 힘들었을 텐데.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힘들지 않았다. 콜라를 만들어서 파는 건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그러다 아예 회사를 관두고 콜라 사업에 전념했는데, 반대는 없었나.
“의외로 큰 반대는 없었지만, ‘코카콜라와 펩시만으로도 콜라는 충분하잖아. 그런데 무슨 콜라 사업을 한다고 그래?’ 같은 반응은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내가 아니어도 일할 사람이 많지만, 이요시 콜라를 만들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밀고 나갔다.”

콜라의 양대 브랜드인 코카콜라, 펩시와 어떤 점이 차별화된다고 생각하나.
“코카콜라와 펩시는 인공적으로 만들지만, 이요시 콜라는 천연 재료를 사용하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또 하나, 아시아의 맛이 가미된 것이다. 처음으로 콜라를 발명한 사람은 한의학을 공부한 한약 조제사였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콜라의 뿌리는 아시아에 있다고 생각했다. 마침 할아버지가 한의학을 하셔서 한방 재료에 익숙했고, 이요시 콜라에 계피나 인삼 같은 한방 재료를 가미했다.”

콜라는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일반적인데, 거기에 대한 견해는.
“전반적으로 콜라가 건강에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요시 콜라에 대해서만큼은 건강에 좋다고 단언할 수 있다. 천연 재료와 한방 재료를 사용했으니까. 원기를 북돋워 준다고도 할 수 있다.”

이요시 콜라의 대표 메뉴를 소개하자면.
“콜라와 우유를 섞은 ‘밀크 콜라’가 있다. 우유에 탄산 맛이 살짝 섞인 것인데, 반응이 좋다. 겨울철에 차(茶)처럼 따뜻하게 마시는 콜라도 있다.”

사진을 보니 콜라를 비닐봉지에 넣어 판매하기도 하던데, 그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은 것인가.
“동남아를 여행할 때 현지 상인으로부터 비닐봉지에 넣은 콜라를 건네받은 적이 있다. ‘이거 재미있는데’라고 생각해서 이요시 콜라에도 적용했다. 현재는 병 콜라를 주로 판매하고 있으며, 내년 3월부터 캔 콜라를 발매할 계획이다.” 

푸드트럭으로 시작해 2020년 도쿄 시모오치아이(下落合) 본점, 이듬해 도쿄 시부야(渋谷)에 매장을 냈다. 현재 사업 현황은 어떤가.
“판매량은 공표하지 않지만, 현재까지 100만 병 이상 팔렸다. 한국, 대만 등 아시아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에도 콜라를 해외 배송하고 있다. 한국엔 SSG푸드마켓 청담점 등에서 유통되고, 11월 중에 백화점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이름도 ‘콜라’로 바꿨을 정도로 콜라 마니아다. 콜라의 어떤 점이 그렇게 매력적인가.
“글쎄. 콜라라는 음료 자체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고나 할까.”

로망이라고?
“원래는 한방에 기초한 음료였는데, 나중에 서양, 구체적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음료로 180도 정체성이 바뀌었다. 본래 약제로 탄생한 음료였는데, 지금은 건강에 나쁜 음료의 대명사가 됐다. 코카콜라의 제조법은 아무도 모르는데, 그럼에도 다들 아무 의심 없이 콜라를 마신다. 콜라 자체가 수수께끼에 싸인 음료고, 그 부분이 매우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일부에서는 크래프트 콜라 시장이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을 계기로 반짝 성장했다는 견해도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지침 중 하나로 음식점에서 오후 7시까지만 주류 제공을 허용하면서 무알코올 음료 인기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이유로 젊은층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건강을 의식해 주류를 멀리하는 현상)’ 문화를 꼽는다. 일본 주간지 ‘주간 신초(週刊新潮)’는 “미국 금주법 시대에도 주류 소비를 멀리하면 청량음료 소비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크래프트 콜라 열풍은 계속 인기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언론은 이요시 콜라를 필두로 해서 크래프트 콜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보도했다. 크래프트 콜라 시장을 어떻게 보는가.
“현재 일본의 크래프트 콜라 브랜드는 100개 이상 탄생했고, 심지어 (펩시 등) 대기업에서도 크래프트 콜라를 출시했다. 하지만 그걸 정말 (장인정신을 담은) 크래프트 콜라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 이름만 크래프트 콜라일 뿐, 그 안엔 크래프트 콜라의 문화가 담겨있지 않으니까. 크래프트 콜라 시장은 완전히 새롭게 조성된 것이다. 여러 크래프트 콜라 브랜드끼리 함께 연대를 맺어 이 문화를 확산·성숙시키며, 크래프트 콜라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요시 콜라의 미래 계획은 무엇인가.
“2028년까지 콜라는 ‘코카콜라·펩시·이요시’라고 불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콜라는 미국 문화라는 상식을 깨고 싶다. 이요시 콜라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브랜드인 만큼 일본의 프라이드와 경쟁력을 담고 있는데, 이를 세계 시장에 선보이고, 도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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