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받는 인플레 정점론 … 무디스 "10월이 최고점"

한재범 기자(jbhan@mk.co.kr) 2022. 11. 2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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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원자재값 하락세 뚜렷
해운 운임 팬데믹 이전 수준

올 한 해 동안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마침내 정점에 달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비자·생산자 물가, 원자재·식량 가격, 해운 운임 등 지표를 분석한 결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FT가 인용한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체 추산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물가는 올해 10월 전년 동기 대비 12.1% 상승해 정점을 찍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연구원은 FT에 "이는 올해 '최고점'이 될 것"이라며 "공급망 병목 현상이 완화됨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점차 누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상승세 둔화가 뚜렷했다. 영국 경제 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미국 10월 P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시장 예상치(0.4%)를 하회했다. 지난달 독일 PPI도 전월보다 4.2% 하락해 1948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영국의 10월 PPI도 전년 대비 19.2% 올라 9월(20.8%)에 비해 둔화세로 돌아섰다. 스페인·포르투갈·폴란드 등 주요 20개국(G20) 중 대부분의 국가에서 10월 PPI가 전년 동기보다 둔화됐다고 FT는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0일 발표될 예정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10.4%로 지난 10월(10.6%)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재·식량 가격도 하락세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올해 들어 약 18% 올랐지만 최근 한 달 새 10% 넘게 떨어졌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 식품가격지수 연간 상승률도 지난해 5월 40%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해 올해 10월에는 1.9%에 그쳤다. FT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가 시작되면서 5배 넘게 뛰었던 글로벌 해운 운임도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물가 상승률 둔화세는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데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경기 침체를 감수해가며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해온 각국 중앙은행에는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물가 상승 변수가 상존해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재나 스트리터 하그리브스랜스다운 수석애널리스트는 "다음달에 있을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영국과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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