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7% 수익' 내건 ELB … 하반기에만 5.5조 몰렸다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2. 11. 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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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CD 안전자산 주로 편입
파생상품으로 추가수익 노려
3~6개월 단기자금 몰리며
ELB 발행 4배 이상 늘어
발행 증권사 파산하거나
중도상환 때 원금손실 위험

올해 하반기 들어 주가지수나 파생상품을 기초자산으로 수익을 내면서 원금까지 지킬 수 있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와 기타파생결합사채(DLB) 발행금액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연 최대 8%에 가까운 수익률을 얻을 수 있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상품을 발행한 증권사가 파산하거나 부도가 날 경우, 또는 중도 상환할 경우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증권사의 신용도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7월 1일~11월 25일) ELB 발행금액은 5조5611억원으로 작년 동기(1조3443억원) 대비 4배 넘게 급증했다. 올 하반기 주가연계증권(ELS) 발행금액이 8조179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6조8704억원)보다 절반 넘게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ELB 시장 성장세가 더욱 돋보인다.

ELB는 파생과 채권을 결합한 상품으로 만기 혹은 조기 상환 일시에 조건을 만족하면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보장하는 투자상품이다. 채권,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안전자산에 주로 투자한다.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을 벗어나면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는 ELS와 달리 발행사인 증권사가 부도가 나거나 파산하지 않는 이상 원금 보장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반등장에선 ELS만큼 수익률이 높지 않아 관심이 떨어졌지만, 올해 전 세계 증시 하락으로 홍콩H지수 등 주가지수 연계 ELS의 원금 손실 경고등이 커지면서 원리금 보장형인 ELB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또 기준금리 인상으로 ELB의 기대수익률이 4%대에서 6~7%로 높아져 시중 예·적금과 비교해서도 높은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증권사들은 잇달아 높은 수익률을 지급하는 ELB 상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발행되는 ELB 기대수익률은 대부분 6~7%대에 달하고, 발행 만기는 대부분 3개월이나 6개월 등 상대적으로 짧아 단기 자금을 투자하기 적합하단 평가가 나온다.

최근 한화투자증권은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B 2종을 공모해 흥행에 성공했다. 2종 중 한화스마트ELB 393호는 만기 1년으로 만기평가일 가격이 최초 기준가격의 600% 미만인 경우 연 7.00%를, 600% 이상인 경우 연 7.01%를 지급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발행된 ELB 중 '교보증권(ELB) 11139'(7.96%), 'BNK투자증권(ELB) 62'(7.15%), '키움드림(ELB) 319'(7.00%) 등의 예상수익률이 높다.

하반기 증권사 중 가장 많이 ELB를 발행한 곳은 하나증권으로, 6510억원 규모에 달한다. 그다음으로 대신증권(5103억원), 현대차증권(4472억원), 메리츠증권(4399억원), 미래에셋증권(3748억원) 등의 발행금액이 많았다.

증권사 자체 신용으로 발행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대형사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 채권시장 경색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형 증권사들도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ELB 발행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DLB 발행금액 또한 올 하반기 5조9625억원으로 작년 동기(2조6793억원)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DLB는 ELB와 같은 원금 보장형 상품이지만, 주가가 아닌 이자율과 원자재 등 파생상품을 기초자산으로 삼는다.

다만 ELB와 DLB는 증권사 파산 시 원금 보장이 안되고 만기 때 자산가격이 조건에 맞지 않으면 약정된 이자 수익을 얻지 못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또 수익에 대해선 배당소득세 15.4%가 과세되기 때문에 비과세 또는 과세이연 혜택을 볼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퇴직연금계좌로 매매하는 것이 권장된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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